한화, 대우조선 다음 타깃은 쌍용건설?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9.02.02 08:39
- 한화그룹, 만약 인수 나선다면 쌍용건설 유력
- 쌍용건설, 규모 적당하고 해외토목 경쟁력도 확보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된 한화그룹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당부했다는 점에서 한화그룹의 인수·합병(M&A) 시도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나와 있는 매물 가운데 쌍용건설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목된다.

김 회장은 지난달 22일 일본의 ㈜한화 도쿄법인 방문 중 대우조선 인수 무산과 관련, "대우조선을 대체할 수 있는 신 성장동력을 발굴하는데 노력해달라"고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을 통해 각 계열사에 전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재무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당분간 내실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수를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며 "쌍용건설처럼 규모가 적당한 곳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동국제강이 4620억원에 인수를 시도했으나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중도에 포기했다. 인수 금액 면에서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인수 가격으로 제시한 6조3000억원의 10분의 1도 안 된다.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자금조달 여력과 재무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부담이 적은 인수 대상인 셈이다.

해외토목 분야 경쟁력도 쌍용건설의 매력이다.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한화건설의 상대적으로 부족한 해외토목 역량을 쌍용건설 인수를 통해 메울 수 있다.


한 증권사 인수·합병(M&A) 팀장은 "쌍용건설은 중동 주요국가에서 건설 라이선스를 갖고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라며 "해외 건설보다 국내 건설에 특화된 건설사와 합칠 경우 사업 구성상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화그룹이 당장 쌍용건설 등을 대상으로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어느 수준까지 심화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당분간은 무리한 확장보다는 재무안정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는 것이 한화그룹의 판단이다.

또 대우조선 인수 협상에서 보듯 정부나 공공기관을 상대로 하는 M&A는 협상 과정에 융통성이 떨어져 그만큼 위험도 크다고 한화그룹 측은 보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금은 인수자가 경기하강 위험까지 떠안아야 하는데, 대우조선에서처럼 인수대금 분납과 같은 조건도 관철시킬 수 없다면 인수자의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 인수 관련 이행보증금 3150억원에 대한 반환소송도 변수다.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쌍용건설 등 다른 기업에 대한 인수의향을 내비쳤다가 자칫 고의로 대우조선 인수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책임론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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