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같은 폭탄 더 없어..재고가 줄어든 이유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 2009.01.28 07:02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보기]<21>증시 해빙(解氷) 조짐..붕괴사고엔 대비해야(2)

편집자주 |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왜 재고가 감소를 할까?

보통 경기가 위축이 되면 소비가 줄어 재고가 살짝 늘어나는 것이 원칙이다.(그래서 재고 조정 사이클이라는 말이 생기기도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미국을 비롯해서 주요 선진국들의 산업재고는 수개월째 감소 중에 있다.

물론 한 두 달 정도의 일시적 감소라면 기업들이 수요 예측을 너무 비관적으로 했을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꾸준히 감소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경기 위축을 통해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면 기업들은 그에 맞게 투자를 줄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재고가 감소할 정도로 줄인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왜 불황 속에 기업들의 재고가 줄어들었던 것인가?

혹시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자의적으로 줄인 것이 아니고 어쩔 수 없이 줄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러니까...소비의 감소분 보다 공급의 감소분이 더 크게 작용을 했던 것은 스스로의 경기예측에 의한 것이 아니고 어쩔 수 없는 뭔가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런 독특한 현상에 대해 마땅한 설명이 없다.

혹시 은행들이 대출을 중단하자 기업들은 경기를 감안한 자발적인 생산의 중단 보다는 어쩔 수 없는 중단을 한 부분이 더 크게 영향을 주어 생산량이 감소하지 않았을까?

즉, 궁지에 몰린 은행들이 신규 대출은 물론 기존에 깔려 있는 대출금 마저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정상적으로 돌려야만 하는 공장마저도 가동이 중단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그것이 각국의 설비투자 증가율을 크게 위축시켰고 그것이 민간부분의 투자를 전 분기 대비 -14%나 크게 뒷걸음질 치게 했을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다음 1분기에도 막연하게 더 GDP 성장률이 더 위축된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1분기에는 적어도 호전의 기미를 보일 것이며 2분기에는 완연한 해빙의 무드를 보게 될 것이다.

증명해보자.

첫 번째 이유는 공격적인 유동성의 공급이다.

위기를 느낀 각국의 정부에서는 리먼의 부도 이후 공격적으로 금리를 낮추어 왔다. 심지어는 통화주의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유로 지역에서도 금리를 공격적으로 낮추고 있다. 통화량을 최대한 늘리고 미국은 발권력까지도 동원했다.

물론 금리정책은 대략 6개월 정도의 타임레그가 존재한다. 즉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려도 그것이 실물경제에 곧바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뭔가 금리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약 6개월 정도가 걸린다는 말이 되며 미국이 제로금리를 향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낮추기 시작했던 시점을 감안한다면 올해 4~5월이면 유동성 효과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리만브라더스의 부도와 같은 전무후무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사건은 당분간 다시 생기지 않는다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이유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제 2의 금융위기를 두려워 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다.


씨티가 부도가 나면 어찌 되겠냐고? 혹시 골드만 삭스가?

그들의 주가가 최근 큰 폭의 하락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부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

은행 섹터의 급락은 정책적 불안감 때문이다. 단지 오바마 정부의 경제팀 수장인 “로렌스 써머스”와 “티모시 가이스너”가 지금까지의 TARP 방식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즉, 위기의 은행들이 자칫 국유화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될 경우에는 기존의 주주들이 들고 있는 주식이 휴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가가 폭락을 하는 것일 뿐이고!!

그들 회사가 부도가 날 확률은 지금으로서는 고려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은 CDS 프리미엄과 주가의 흐름을 통해 입증할 수 있다.

지난 10월에는 CDS 프리미엄이 급증하면서 은행 섹터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을 했다. 즉, 은행의 부도위험 때문에 하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주가 수준은 일부 종목에서 지난 해 10월 저점을 하향하기도 했지만 CDS 프리미엄은 약간만이 움직였을 뿐이다.

만약 부도 위험이 커져서 폭락을 했다면 왜 CDS 프리미엄은 전고점을 돌파하지 않는가?

하지만 만약 부도가 난다고 해도 과거와 같은 무차별한 위험에 전 세계가 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유는 리만이라는 회사는 이제 없기 때문이다. 리만은 전 세계 채권시장의 가격을 쿼테이션 하는 주요 3대 프라이머리 딜러라고 했었다. 리만과 비슷한 회사는 이제는 없다. 그 이전에 스미스바니와 메릴린치가 있었는데 스미스바니는 씨티에 흡수되었고 메릴린치는 BOA에 흡수되어 버렸다.

이미 시장에 무서운 폭탄이 될 수 있는 망할 놈의 회사는 다 사라져 버린 것이다.

채권 전문회사의 부도가 왜 그렇게 무서운 일인지에 대해 사람들은 잘 인식하지 못한다. 아마도 부도난 회사가 리만이 아니라 골드만삭스였다고 하더라도 시장을 그렇게까지 위태롭게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리만이 세계를 초토화 시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채권 전문회사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채권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위험자산이 아닌 안전자산으로 생각한다. 만약 채권이 위험자산이라고 한다면 누구도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주식은 주가가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지만 채권은 시장이 좋으나 나쁘나 고정적인 이표만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위험도 감수해가면서 단지 이자만 받으라면 누가 투자를 하겠는가?

또한 채권이 부도가 날 가능성이 설령 있다고 해도 기업의 회계 장부는 언제나 미래의 Probable 한 상황에 대해서 고려하게 되어 있다. 채권에 대한 부도 확률이 현저하게 작다면 그것은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닌 것이다.

주식은 언제나 위험자산으로 분리 되어 어느 정도 위험률을 고려해둘 수 있겠지만 세상에 어느 회사든 AAA 등급의 채권을 위험자산으로 분리해 두지는 않는다.

마치 아무도 넘을 수 없을 것이라던 알프스 산맥을 넘어 진격한 나폴레옹의 군대처럼 리만의 사태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곳에서 일이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세상을 더욱 위태롭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채권전문 회사가 아니라면 지금 당장 미국의 다른 은행이 부도가 난들(지금도 은행들 부도는 지속되고 있다.) 그것이 리먼과 같은 커다란 위축 상태를 주지는 못한다.

정리하자면...이제는 리만과 같은 폭탄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 준하는 위험도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되며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소비의 위축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줄여야할 정도로 은행들의 자본 확충요인 역시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할 수 있다. 즉, -14%나 설비가 위축될만한 요인은 1분기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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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지난 해 받으셨던 고통에 대해 올해에는 더 큰 보상을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샤프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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