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매 법정 수백명 몰리며 '후끈'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 2009.01.27 13:32

수도권 곳곳 과열 양상…100대1 넘는 초경합 물건도 등장

#1. "아줌마 왜 새치기해요? 사람들 줄 선 거 안보여요?" "여기 내 자리 맞아요. 아저씨, 나 아까부터 여기 서 있었죠? 잠깐 화장실 갔다온건데 왜들 난리야."

지난 22일 부천지원 경매법정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이날 입찰에 참가한 사람만 412명. 참관자까지 합하면 총 800여 명이 몰렸다. 경매법정이 열린 이래 가장 많은 인파다.

입찰 마감시간인 오전 11시10분에도 입찰행렬은 법정 밖 복도까지 길게 이어졌다. 법정 안팎 사람들 모두가 옴짝달싹 못했다. 법정 안에선 밖으로 나가지 못한 사람들, 복도에선 법정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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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같은 날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법정도 모처럼 투자자들로 북적였다. 입찰자수가 적어 개찰 15∼20분 만에 끝나던 경매는 정오를 훌쩍 넘겨서 마무리됐다. 지난 달까지만 해도 입찰자가 없어 유찰을 거듭했던 아파트 물건은 수십 명이 입찰 경쟁을 벌이는 인기 물건으로 둔갑했다.

연초 부동산 경매시장이 심상치 않다. 이달 들어 서울 일부 지역 중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불붙은 경매투자 열기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27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경매법정에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루는가 하면 최고 101명이 경합을 벌인 아파트 물건도 등장했다. 그동안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던 10억원 안팎의 강남 고가아파트에도 수십 명이 입찰에 나섰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 조사 결과 이달 22일 현재 서울 등 수도권 경매아파트의 평균 입찰자수는 9.11명으로 지난 달(5.14명)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자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달 1∼2주(2∼9일) 7.94명이던 평균 입찰자수는 3주(12∼16일) 8.47명, 4주(19∼22일) 11.89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올들어 경매법정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입찰시기를 저울질하던 대기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이달 19일 이후 투자자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지난 연말엔 참관자들이 대다수였지만 최근엔 경매법정을 찾은 수백 명이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아주아파트 전용면적 59㎡(감정가 2억6000만원, 부천지원) 경매에는 총 101명이 입찰했다. 올들어 최고 경쟁률이다. 이전 경매에서 2회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1억2740만원까지 떨어졌던 이 물건의 매각가(낙찰가)는 2억615만원. 감정가의 80%에 달하는 값에 주인을 찾았다.

같은 날 서울 성북구 정릉동 대원아파트 전용 70㎡(감정가 2억7000만원, 서울중앙지법) 경매에는 60명이 달려들었다. 단지 규모가 작은 '나홀로아파트'지만 이전 경매에서 3회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1억3824만원까지 떨어지자 시세차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대거 입찰한 것이다.

자취를 감췄던 강남 고가아파트 투자자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같은 날 경매가 진행된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 전용 84㎡(감정가 12억5000만원)에는 45명이 참여했다. 잇단 경매 유찰로 최저입찰가가 감정가의 절반 수준(6억4000만원)까지 떨어지자 너도나도 입찰에 나섰다. 낙찰가는 8억3889만원.

서초구 방배동 경남아파트 전용 105㎡(감정가 9억5000만원)는 48명이 경합을 벌여 7억5320만원에 낙찰됐다. 양천구 신정동 신시가지 9단지 전용 126㎡도 7명이 입찰, 9억3400만원을 써 낸 새 주인에게 넘어갔다.

경매시장의 과열된 분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법무법인 산하 강은현 실장은 "40명 이상 입찰하는 초경합 물건이 속출하고 있는데다 이전 최저입찰가보다 높은 값에 낙찰되는 묻지마 경매 지표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며 "실물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분위기에 휩쓸린 고가낙찰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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