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판매보증충당금 '만땅'..위기 대비용?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09.01.23 16:36

전년보다 145% 증가…영업이익에 적잖은 영향

현대차가 매출액 대비 판매보증충담금 설정비율을 지난해 말 기준으로 2.5% 수준까지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업체의 매출대비 충당금 설정비율 1~1.5%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1분기 2260억원, 2분기 2520억원, 3분기 1540억원, 4분기 1750억원 등 총 8070억원의 충당금을 새로 적립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2007년 현대차의 신규 충당금 3300억원에 비해 145%나 증가한 것이다.

'판매보증충당금'은 자동차 생산업체와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제품을 팔고 난 후 무상보증 수리가 필요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설정해 두는 것을 말한다.

용대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보수적인 회계기준을 적용해 어려워질 경영환경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어닝서프라이즈를 보여주는 것보다는 회사의 재무구조를 튼튼히 하는 방향으로 회계를 맞춰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용수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충당금은 당장 비용이 발생하는 게 아니고 앞으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회계적으로 분류만 해놓은 것인 만큼 당장의 현금유출은 없다"며 "하지만 판매보증충당금은 부채항목의 충당금 계정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되는 판매보증충당금 증가는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충당금의 일부는 달러로 쌓고 있는 만큼 환율의 영향을 상당히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판매보증충담금은 기업보안상 밝힐 수 없다"면서도 "지난해 환율이 급등해 판매보증충당금이 과도하게 발생했다"고 말했다.

충당금은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하기 어려운 항목이다.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은 현대차 그룹 업체들의 실적 추정에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 22일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발표가 있었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지난 4분기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359억원. 1000억~2000억원을 예상한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와 큰 차이를 보였다.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은 5810억원으로 7000억원 수준의 컨센서스에 못 미쳤다.

지난 4분기에는 예상치 못한 비용도 발생했다. 기아차의 경우 지난 4분기에 해외시장개척비로 2465억원을 썼다. 그중 상당액수는 해외법인 부실을 터는데 지원됐다. 또 지난해 총 2880억원의 기타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기아차가 미국 법인의 세무회계상 누적이익 부족분을 보충하기 위해 일회성으로 지원된 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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