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건설사 "사옥매각 쉽지않네"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 2009.01.26 10:20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건설사들의 사옥 매물이 줄줄이 나오고 있지만 매도-매수자간 가격차가 워낙 커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오피스시장에 워크아웃 기업들의 빌딩들이 공급되고 있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건설사들이 자구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내놓은 것들이다.

↑우림빌딩 전경
월드건설의 역삼동 월드메르디앙빌딩과 우림건설의 서초동 우림빌딩이 새 주인을 찾고 있고 풍림산업의 역삼동 풍림빌딩도 조만간 매각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들 빌딩은 '프라임급 오피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강남대로변이나 역세권에 접해 있어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 부동산리츠나 펀드의 매입 타깃인 '프라임 오피스' 대접을 받으려면 도심이나 테헤란로에 위치하면서 연면적이 3만3000㎡를 넘어야 한다.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매매 희망가격 차이로 인해 실제 거래는 난항을 겪고 있다. 빌딩 투자자들은 건설사들의 매도가가 높다고 지적한다. 우림은 지하4층 지상 7층짜리 사옥 매도가로 600억원 이상을 부르고 있다. 반면 빌딩 인수를 검토한 한 자산운용사 사장은 "임대수익률 7.5%~8%로 예상했을때 400억~450억원이 적정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경기 침체로 인해 임대료가 떨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매도가가 턱없이 높다는 것이다.

월드메르디앙빌딩(지상 7층) 사정도 다르지 않다. 월드건설 측은 800억원대에 내놨지만 매수세는 500억원 이하 가치로 보고 있다.


한 오피스 투자전문가는 "유동성위기를 겪는 건설사들의 자구계획용 건물이라고 해 값이 쌀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그러나 건설사들이 아직도 비싼 가격을 부르고 있다"며 혀를 찼다.

이 같은 호가 차이에 대해 건설사들은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채권단이 담보평가액 이하의 매각을 반대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월드건설은 사옥을 담보로 은행권에서 600억원, 후순위로 200억원 등 800억원을 대출받은 상태다. 최소 이 가격 이상에 팔아야 채무를 청산할 수 있는 것이다. 2~3년전 빌딩 몸값이 치솟으면서 담보가치도 덩달아 높아진 탓이다.

풍림빌딩의 절반인 11~20층을 소유한 풍림산업 역시 950억원의 담보대출을 갖고 있어 이 이상 매각을 희망하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결국 채권단의 채무 재조정이 전제되지 않는 한 거래는 요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20대女, 하루 평균 50명 '이 병'으로 병원에…4050은 더 많다고?
  4. 4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5. 5 밤중 무단횡단하다 오토바이와 충돌 "700만원 달라"... "억울하다"는 운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