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실적, 예측 크게 빗나간 이유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정영일 기자 | 2009.01.23 15:38

평소 매출액 대비 18% 수준이던 판관비 24%로 급증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에 940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이 추정한 예상치는 4000억원 안팎의 적자였다. 삼성전자의 어닝쇼크이기도 하지만 증권사들의 추정 실패이기도 하다. 도대체 증권사들의 추정과 삼성전자의 실제 실적은 어디서 벌어진 것일까.

증권사의 삼성전자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12월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보다 급격히 악화된 측면도 있지만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가 예측한 범위를 크게 벗어났다고 밝혔다.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은 "판관비가 상상하지 못했던 숫자가 나왔다"고 털어놨다. 김 연구원은 "당초 4분기 판관비를 3조5000억~3조6000억원 수준을 예상했는데 실제는 4조4200억원으로 집계돼 여기서 추정치가 다 빗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도 판관비를 예측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12월11일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4분기 적자전환을 추정했던 인물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판관비는 3조2000억원이었다"며 "4분기에 판관비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기는 하지만 4000~5000억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봤는데 실제는 4조4200억원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클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마케팅 비용이 급증하면서 판관비 비중이 급격히 늘어났다"며 판관비를 어닝쇼크의 한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매출액대비 판관비 비중은 2006년 4분기부터 2008년 3분기까지 15~18%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24%로 급증했다.


이와함께 증권사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4분기 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부분도 추정치와 실제 수치간 간격이 크게 벌어진 이유였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LCD 등 주요 제품들의 출하향이 예상보다 적었고 가격 하락은 예상보다 컸다"며 "판관비 급증과 함께 이같은 예상보다 악화된 영업상황이 추정치와 실제 실적과의 차이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승우 연구원도 "애널리스트들이 분기말이 되면 기업에 문의전화를 해 가이던스를 받는데 실제 실적은 이 가이던스보다 나빴다"며 "그만큼 12월 한달 동안 업황의 변동이 심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지수 연구원도 "D램 판매가격 하락을 44~45% 예상했는데 이보다 컸고 휴대폰도 7% 하락을 예측했지만 실제는 10%에 달하는 등 실제 가격하락과 판매량 등이 예측치를 크게 벗어났다"며 "다양한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 보다 시장 상황이 더 좋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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