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청약열기, 분당·용인에 영향 미칠까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 2009.01.23 13:38

최근 1~2주세 급매물 소진‥경기침체·판교입주 우려 여전

판교 마지막 중대형 청약이 최고 51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되는 등 호조를 보이면서, 인근 분당과 용인의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 지역은 최근 '바닥 인식' 확산과 강남권 재건축 상승 여파에 힘입어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여전히 판교 입주에 따른 추가 가격 하락 우려가 높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최근 1~2주 사이 분당의 급매물들이 소진되며 매도 호가가 수천만원씩 오르고 있다. 수개월 동안 거래가 없던 이매동 아름풍림 160㎡의 경우 최근 들어 6억5000만원~7억원 사이에 거래가 이뤄지는 등 급매물이 대부분 소화됐다.

이매동 H공인중개 대표는 "최근 강남 재건축 등의 호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며 "2006년 말 고점에 비해 30~40% 가까이 떨어졌던 물건들의 거래가 이뤄지며 숨통이 트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근 공인중개 대표도 "금리 인하 영향으로 수요자들의 부담도 적어지고 분당 아파트 가격이 워낙 낮아져 '바닥'이라는 인식이 많아졌다"며 "이에 따라 관망을 하던 수요자들이 최근 1~2주전부터 방문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용인도 분당보다는 열기가 덜하지만 상황은 비슷하다. 용인 죽전동 J공인중개 대표는 "최근 2주간 중소형을 중심으로 급매물들이 대부분 거래됐다"고 말했다. 죽전동의 새터마을 현대홈타운 3차 1단지 111㎡는 지난해 말 3억6000만~3억8000만원대에 급매물이 소진되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4억원대에 계약이 체결됐다.

여기에다 지난 21일 판교 '푸르지오 그랑블'이 청약 열풍을 일으키면서 시장 분위기가 동반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팽배하다.


구미동 K공인중개 대표는 "아무래도 판교 청약에서 떨어진 수요자들이 다시 분당으로 몰리는 등 분당 시장이 살아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렇게 시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청약이 몰린다는 것은 판교·분당 지역에 대한 수요가 아직 많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다만 설 이후가 지냐봐야 분당의 분위기가 살아날지 더 악화될지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와 구조조정이 가속화 되고 있는 한 분당 집값이 본격 상승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분당에 다수 거주 중인 판교 신도시 입주 예정자들이 잔금 마련을 위해 분당 집을 매물로 내놓고 있어 가격 하락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대표는 "앞서 강남권 재건축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모멘텀 작용을 했지만, 이번 판교 분양은 불안해진 수요 심리를 완화시키는 정도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팀장도 "이번 청약 결과는 국지적인 현상"이라며 "수요자 심리에는 일부 영향을 미치겠지만 거시 경제 회복이 뒷받침 되지 않는 한 이를 분당과 용인의 회복세와 연결시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도 "2012년까지 대거 판교 입주가 예정돼 있고 용인 등 경기 남부지역에 아직 미분양이 남아있어서 특히 분당, 용인의 중대형은 앞으로도 가격이 내릴 수 있다"며 "이번 오름세는 '반짝' 반등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