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충격'은 예상했던 악재일뿐(?)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황숙혜 기자 | 2009.01.22 16:51

금리 추가인하, 경기부양책 등이 실물 충격 흡수...개별종목 주목

금융시장 붕괴와 실물경제 침체가 본격화된 지난해 4분기의 각종 경제지표들과 기업실적이 발표되면서 악화된 펀더멘탈의 현주소가 드러나고 있다. 반면 경기악화에 대응하는 각국 정부의 필사적인 노력도 이어지면서 실물경제와 정책 기대감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당분간 이같은 '실물'대'정책'의 대립을 계속하면서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2일 증시는 이같은 대립을 단적으로 보여준 하루였다. 코스피지수는 개장에 앞서 두 가지 소식을 접했다. 하나는 미국 정부가 2차 금융구제안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에 뉴욕 증시가 급등했다는 것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지난해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다는 소식이었다. 최근 며칠간 글로벌 증시를 억눌렀던 금융주들이 급등했다는 소식은 증시에 호재였고 우려보다 부진한 작년 4분기 GDP는 악재였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코스피지수는 개장과 함께 2% 넘게 급등했다. 실물경기 악화라는 악재가 다시 힘을 쓰며 상승폭을 줄이기는 했지만 장중 내내 코스피지수는 플러스권을 유지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전날 미국 증시가 상승하며 8000선을 되찾은 데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보이며, 4분기 성장 둔화는 그동안 1200의 저항을 받는 과정에 선제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당분간 이같은 실물경제 악화와 정책 기대감의 대립이 계속되면서 코스피지수는 1100~1200이라는 박스권에서 지루한 움직임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4분기 GDP가 예상보다 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반대편에는 추가 금리인하, 또다른 경기부양책 등 정책 모멘텀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증시는 계속해서 실물경기 침체와 정책 사이에서 일희일비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수면(지수)의 지루함과 달리 수면 아래는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움직임이 무거운 삼성전자나 포스코 등 시총 상위 블루칩에 가려 지수는 변동성이 줄었지만 '꿈이 있는' 중소형주가 약세장에 두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일본 수출업체인 영우통신은 지수 저점이었던 지난해 10월 2000원을 밑돌았던 주가가 5500원까지 올라 배 이상 상승했다. 또 원자력 에너지 테마로 분류되는 범우이엔지는 지난해 10월 3000원 내외에서 움직였던 주가가 7300원까지 올라왔고 같은 기간 동국산업은 풍력 에너지 테마를 앞세워 2000원 선에서 7000원을 넘어섰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시스템 위기로 앞이 보이지 않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기업의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잣대가 드러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의 한파 속에서도 여전히 사상최대 이익을 이어가는 기업이나 환율 상승의 수혜로 시장과 거꾸로 가는 종목이 의외로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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