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이너스 성장 각오해야"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9.01.22 09:00

믿었던 수출마저 급감…상반기 이후가 관건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밑돌고 특히 4분기 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올해 경제성장률이다. 성장의 버팀목인 수출이 새해 들어 30% 가까이 감소했고, 소비 투자 등도 급격히 위축될 전망이다.

최춘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경제=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 규모는 124억7300만달러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28.9% 줄었다.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줄기 시작해 12월에 이어 3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감소율의 경우 지난해 11월 19.0%, 12월 17.9%로 10%대를 유지하다 이달 들어 28.9%로 크게 높아졌다.

글로벌 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미국 EU(유럽연합) 등 선진국의 실물경기 침체, 소비 위축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씨티그룹, HSBC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부실 우려로 2차 글로벌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투자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1차 기업 구조조정이 주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함에 따라 민간 건설투자 위축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큰 폭의 소비 및 내수 위축으로 제조업체의 설비투자 역시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올 민간소비가 0.1% 증가에 그치고 설비투자는 7.7% 감소할 것으로 봤다. 건설투자는 공공부문의 사회간접자본(SOC)투자 증가에 힘입어 2.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 마이너스 성장, 안심할 수 없다= 국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상반기에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에 그만큼 올 1분기 낙폭은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전년동기대비 5.8%, 4.8% 성장했었다.

이에 비해 올 하반기에는 성장률 하락 속도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가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술적 착시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상황 악화로 한국의 올 성장률 전망치들이 일제히 대폭 하향조정되고 있다. 마이너스 전망도 드물지 않다.

국책연구기관인 KDI는 최근 올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3%에서 0.7%로 크게 낮췄다. 이는 현재까지 국내 연구기관 전망치 중 가장 낮은 것이다. 하지만 이 전망치에는 공공부문 SOC 등 재정지출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이를 뺄 경우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한 셈이다.

국제금융센터의 집계자료를 보면 골드만삭스 등 9개 주요 투자은행(IB)의 올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0.8% 수준이다. 메릴린치는 기존 1.5%에서 -0.2%로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3.1%에서 1.8%로 내렸다. 도이체방크와 바클레이스는 각각 0.2%, 1.0%를 제시한 상태다.

주요 IB의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수직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9월말 4.3%에서 10월말 3.0%, 11월말 1.2%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정부의 목표치(한은 2.0%, 기획재정부 3%대) 달성은 사실상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성장률 전망의 주요 전제인 △세계경제성장률 △중국경제성장률 △세계교역신장률 등이 일제히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이달말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을 대폭 낮춘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우에 따라 마이너스 또는 최소한 '제로(0)'에 가까운 수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10%대의 고공비행을 지속해 왔던 중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5% 수준으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새해 들어 수출 감소는 주로 대중국 수출의 감소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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