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윤증현 후보자에게 바란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9.01.22 09:59
이명박 정부 제2기 경제팀을 이끌 수장으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낙점됐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경제팀에 바라는 것이 많다.

윤 후보자는 합리적인 원칙주의자이자 시장주의자로 꼽힌다. 노무현 정부 때 금융감독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도 금산분리 완화 등 시장 친화적 소신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윤 후보자는 재정부 장관으로 지명받은 지난 19일 기자들과 만나 "어떤 이슈를 위해서는 공론화가 필요하고 공론화를 위해서는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지금까지 일관되게 유지한 공직생활 자세를 이번에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배포를 가지고 소신발언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장 친화적 원칙을 지키는 이같은 소신을 윤 후보자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소신 덕분에 노무현 정부 시절 3년간 금감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시장의 높은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제1기 경제팀의 수장인 강만수 재정부 장관도 시장 친화적 원칙을 고수하는 소신이 있었다. 종합부동산세 개편 때 보여준 고집스러운 원칙론은 여당 의원들마저 놀라게 했다.


그럼에도 제1기 경제팀은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원인은 소통의 문제에 있었다. 원칙을 지키되 시장과 원활하게 교류하며 시장에 귀 기울여 정책에 반영하는 세련됨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다른 금융·통화당국과의 불협화음도 제1기 경제팀의 신뢰를 깎아내린 주요 원인이었다.

이와 관련, 윤 후보자는 "토론을 통해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장점"이라며 "정부는 국민에게 일관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의 목소리와 국민의 여론, 다른 정부 당국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이견을 조율하되 혼란스럽지 않도록 일관된 방향성을 제시하겠다는 의지로 들린다.

윤 후보자가 이 약속을 잊지 않고 시장과 소통하는 유연한 원칙주의자, 당국 내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는 열린 조정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귀 기울이되 여론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지 않는 적절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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