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도 뜨거운' 최지성 리더십의 미래는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09.01.21 16:10

디지털보부상 TV1위-휴대폰 2위 성과 DMC로 이을 듯

삼성전자가 21일 창사 이래 최대의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 부문을 맡은 최지성 사장의 리더십이 삼성전자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지 주목된다.

최 사장은 지난 1977년 7월 삼성물산에 신입 사원으로 입사한 지 27년만인 지난 2004년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에 올랐고, 2007년에는 정보통신총괄 사장을 맡았다. 행운 의 숫자인 '7'이 그를 따라다니지만 TV 세계 1위와 휴대폰 세계 2위라는 기록은 단순히 행운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일에서만큼은 그에게서 '인정(人情)'을 찾을 수 없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정확한 스케줄 관리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는 스타일인 최 사장은 적당히 넘어가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학연, 지연, 혈연이 통하지 않고 능력위주로 직원들을 대한다. 업무에서 인정에 기대는 직원에게는 불호령이 떨어진다.

최 사장은 원가 개념도 철저하다.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 시절 회사 내 LCD 총괄과의 가격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대만산 LCD 패널을 도입한 것은 그의 '장사꾼'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삼성전자 LCD 패널을 써야한다는 사내 고참 사장들의 말에 기가 꺾일 만도 하지만 '내가 경쟁력을 가져야 형제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만 LCD패널을 일부 도입하는 강수로 삼성전자 LCD TV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경쟁력 확보라면 물불을 안 가리는 최 사장에 대해 앞만 보고 원칙대로만 간다며 '독일병정'이라는 별명도 붙지만 최근에는 전 세계 시장에 TV와 휴대폰 등 삼성전자 제품을 판매한다고 '디지털보부상'이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깐깐한 최 사장도 부하직원의 경조사에는 남몰래 깊은 정을 쏟는다. 최 사장은 지난 18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 장병조 삼성전자 구미공장장(부 사장)의 비보를 듣고 한걸음에 달려가 사흘간 빈소를 지켰다.

지난 16일 삼성 사장단 인사와 19일 임원인사, 21일 조직개편 등 정신없이 바쁜 와중이었으나 퇴근 후 빈소를 지켰다.

고 장 부사장은 삼성 애니콜 신화의 주역으로 구미를 글로벌 생산기지로 도약시킨 구미사업장의 산 증인. 최 사장과는 각별해 그의 슬픔은 더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장은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 시절인 2005년 독일에서 열린 IFA 전시회 말미에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공장으로 가는 길에 오스트리아 빈 현지법인의 K상무가 과로로 쓰러져 뇌진탕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빈에 들러 병문하기도 했다. 또 D램 가격 담합문제로 미국 내 교도소에서 영어의 몸이 된 후배 '디지털보부상'들에게는 더 없는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일에서는 냉정하리만치 치밀하고 깐깐하지만, 직원들의 경조사에는 만사를 제치고 깊은 정을 쏟는 최 사장이 삼성전자의 절반인 DMC사업부문을 맡아 과거 TV 시장 1위, 휴대폰 2위의 성과를 발판으로 어떤 변화를 몰고 올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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