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망했으면 좋겠어요"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09.01.21 16:00

파업결의 현대차 노조 '사면초가'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대외적으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는데다 내부 조합원들의 반발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다들 청년실업에 경기가 어렵다고들 난리들인데 파업(이라니) 진짜 솔직한 심정으로 현대(차)가 망했으면 좋겠다"며 "다들 임금 동결(하고), 삭감(하고) 난리인데 말이 안 나온다"고 힐난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1년 무급으로 일하겠다"며 "제발 이번에 파업하는 직원들 짜르고 저 좀 취직시켜달라"고 꼬집었다.

조합원들의 반대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 집행부의 현장노동조직인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의 홈페이지(www.scdw.org) 자유게시판에는 21일 현재까지 파업 자제를 요구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필명이 '현자인'인 한 조합원은 "쌍용(차)는 지금 법정관리 들어가서 월급을 받니 못 받니 하고 있고 GM대우랑 르노삼성은 위기극복을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고 먼 미국에서는 ('빅3' 업체들이) 정부에 살려달라고 구걸하고 있는 마당에 무슨 쟁의결의냐"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투쟁을 해야할 때인지, 끼니 걱정을 해야할 때인지 잘 생각해봐한다"고 지적했다.

필명 '챔피언'은 "절대 파업은 안된다"며 "조합원을 길거리에 내 몰지 말고 슬기롭게 위기를 탈출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필명 '고향'도 "설날 휴가 때 고향 가서 현실도 모르는 집단이란 소리를 들을 것을 생각하면 지금부터 한숨이 나온다. 국민 모두 다 고객인데 욕하는 사람이 차를 사겠냐"며 "파업만 일삼는 노조란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회사측도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워 노조를 압박하고 나섰다.

현대차 울산공장장인 강호돈 부사장은 21일 담화문을 내고 "자동차산업 전체가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는 상황인데도 노조에선 주간연속 2교대를 시행해야 한다며 파업수순을 밟고 있다"며 "지금은 파업이 아니라 현 상황에 맞는 생존방안을 노사가 함께 고민하고 대처해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 부사장은 "모든 자동차기업 노사가 위기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우리는 반대로 파업을 하겠다고 하니 안타깝다"며 "회사경쟁력과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마련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지금처럼 힘든 시기에는 서로를 격려하며 한 마음으로 회사의 생존과 고용안정을 먼저 생각하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경영진 모두가 앞장서서 열심히 뛸테니 여러분들도 위기극복 노력에 동참해 달라"고 덧붙였다.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파업 반대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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