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정만원 SKT사장 "KT합병은 위험"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 2009.01.21 13:00

21일 기자감담회서 "합병은 불가하다"며 강력 반대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KT-KTF 합병추진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선 독점사업자인 KT가 자회사인 KTF를 합병, 거대 사업자가 되겠다고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KT-KTF합병 추진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정 사장은 간담회 내내 “KT합병은 통신시장의 경쟁을 제한하고, 소모적인 경쟁을 유발할 것”이라며 “합병 자체가 허용돼서는 안된다. 현재는 합병시 인가조건을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강경한 합병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만일 합병이 허용된다면 인가조건은
▶합병과 관련한 인가조건을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 KT합병은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하는 것이다. 합병 자체를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다음 단계의 대응은 때가 되면 말하겠다. 모든 측면에서 합병이 되는 상황이라면 그 때 다시한번 입장을 얘기하겠다.

-KT는 유무선통합이 글로벌 트렌드라고 주장하는데
▶글로벌 트렌드가 컨버전스로 가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KT와 KTF의 합병은 경쟁제한성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컨버전스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규모의 경제를 갖고 있는 유선 독점사업자가 KTF 합병을 통해 범위의 경제를 갖고 컨버전스 시장에서도 독점을 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시장경쟁 활성화를 위해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를 제한하고 있다.(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

-KT는 합병효과로 후방산업 육성 등을 내세우는데
▶합병과 후방산업 육성이 어떻게 관계가 있는지 의문이다. 사실 산업이나 고용측면에서 그냥 있는게 더 도움이 될 듯하다. 유선사업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에서 합병되면 무선시장에서 마케팅 경쟁이 불붙을 수 밖에 없다. 후방산업 육성 보다는 시장경쟁만 부채질할 것이다.

-KT합병에 대응한 SK텔레콤와 SK브로드의 합병 추진은
▶KT와 SK브로드, SK텔레콤과 KTF를 각각 비교해보자. 경쟁력 측면에서 SK브로드밴드는 KT의 10-15%수준이다. SK텔레콤이 시장점유율 50%를 갖고 있지만, KTF도 36%정도 차지한다. 이에 따라 합병시 경쟁관계는 큰 차이가 있다. 현재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 금융컨버전스를 한다고 꼭 금융회사를 사야하나. 회사가 분리돼 있어도 결합상품을 만드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KT는 합병으로 올 IP기반 사업 펼치겠다는 포석인데
▶올 IP는 통신시장의 기술적인 트렌드로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 IP 투자 및 망고도화는 많이 진행되고 있다. 올 IP가 합병의 이유가 되진 못한다.(오세현 C&I 사장) KT가 올 IP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지금 유일한 필수설비인 KT의 선로와 전주를 깔려면 최소 40조원이 들어간다. 무선에서 SK텔레콤이 보유한 망을 구축하려면 4조가 들어간다. 4조와 40조짜리의 경쟁제한선을 비교할 순 없다. 특히 댁내광가입자망(FTTH)로 진화할 경우 더욱 문제가 될 것이다. 올 IP로 갈수록 KT 필수설비의 경쟁제한성은 더욱 높아진다.(조신 SK브로드 사장)

-공정위는 앞서 유무선결합상품 경쟁시 무선상품이 우위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는데
▶무선시장이 성장성이 있고, 편리성이 있으니까 그렇게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사업의 우월성과 회사별 우월성은 다르다. KT는 유선 90%를 차지하고, 재판매로 무선도 8%를 갖고 있는 회사다. 비교가 되지 않는다.(하성민 MNO 사장)

-그럼 KT는 유선사업만 해야된다고 보나
▶합병은 시너지가 있고, 미래의 동력이 될 때 가치가 있는 것이다. 단순히 매출만 늘어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 SK텔레콤이 KT의 무선사업을 반대한 적은 없다. KTF를 통해 10년간 무선사업을 했고, 재판매도 하고 있다. 합병을 통해 경쟁을 제한하는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LG그룹 통신 3사와의 공조는

▶회사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다. LG그룹하고 공동전선을 펼쳐야한다는 당위성을 못느낀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KT와 함께 뜻을 모아 국내 IT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그러나 KT가 유선에서의 정체성 돌파를 위해 KTF를 합병, 소모적 경쟁을 유발하려하는 것이 유감스럽다.

-KT의 시내망 분리시 SK텔레콤도 MNO 분리할 수 있나
▶후발 유선사업자들은 지속적으로 시내망 분리를 요청하고 주장해왔다. 합병과는 별개로 시장에서 유일한 KT의 필수설비는 다시 구축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아서 필수설비로 지정하고 개방토록 해놓은 것이다. 시내망 분리는 유선시장 경쟁활성화 차원에서도 진작에 해야할 조치였다.

-방통위는 글로벌미디어 그룹의 출현에 기대를 걸고 있는데
▶SK텔레콤은 국내 IT산업의 발전과 세계시장 진출에 있어서는 KT와 언제든 협력할 의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 합병과 글로벌 경쟁력의 상관관계는 찾질 못했다. 세계시장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이 아니다. 우리 보다 몇십배에 달하는 통신업체가 많다. 그들과의 경쟁은 서비스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서진우 GMS사장)

-KT 통합에 따른 요금인하 가능성에 대한 견해는
▶KT가 마케팅 경쟁을 자제하겠다고 하지만, 시장상황에선 마케팅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보면 요금인하도 쉽지 않다. 원가 등을 따져볼때 오히려 결합상품에서는 별도 기업으로 갈 때 더 크게 내릴 수 있다고 본다.(하성민 MNO 사장)

-KT합병시 SK텔레콤과 SK브로드가 입을 피해는
▶SK텔레콤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소모적인 경쟁을 하면 독과점이 강화되고 소비자 후생이 줄어든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방통위는 민간기업 합병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인데
▶전기통신사업법상 합병은 인가를 받는 것이다. 경쟁을 제한하는지 등을 심의해야한다. 현재 KT와 KTF가 모자회사관계여서 간이 심사만 받을 수도 있다. 두 기업의 합병이 전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한 검토작업 없이 합병이 진행돼서는 안된다.

-이석채 KT사장과의 대화로 풀어갈 여지는
▶KT도, SK텔레콤도 대한민국 IT를 재도약시크는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에 당연히 대화를 할 것이다. 이번 합병반대를 사업자간 역학관계의 변화에 따른 이기주의의 발로로 보지 말아달라.

-컨버전스경쟁력 강화차원에서 KT의 합병선택이 맞지 않나
▶컨버전스가 반드시 유무선이 한 몸체에 있어야하는 것은 아니다. SK텔레콤이 T맵드라이브, 모바일 싸이월드 등 전세계적으로 많은 컨버전스 상품을 내놓았다. KT가 (컨버전스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이다.(오세현 C&I 사장)

-구체적으로 KT의 시장지배력을 어떻게 전이될 것으로 보나
▶유통망, 가입자 정보 등에서 시너지가 날 것이다. 소모적인 경쟁으로 시장에 악순환이 만들어질 것이다. KT 입장에서 무선에 집중할 수 밖에 없고 소모적 경쟁이 벌어진다. 필수설비가 본원적인 경쟁력이 아니라면 먼저 그것부터 분리를 하고 다른 얘기를 진행하는 게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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