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수혜주, IT버블처럼 타오를까

머니투데이 유일한 MTN 기자 | 2009.01.22 14:29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오바마 행정부 출범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경제증권부 유일한 기잡니다.

1 오바마 행정부 출범으로 투자자들의 기대가 적지 않은데요. 무엇보다 오바마 수혜주라고 불리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일단 테마주로서 어느 정도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영국 RBS HSBC 등 전세계 유명 은행들의 대규모 손실 우려고 2차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합니다. 아시겠지만 오늘 아침도 미국 증시는 이들 은행들의 폭락에 5% 밀렸습니다. 자산 1위인 BOA가 오늘 하루만에 29%나 조정받았습니다.




이같은 금융시장 혼란은 오바마 신임 대통령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될 텐데요. 이에따라 코스피도 불안한 움직임이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최근 증시에서 유독 상승세를 보이는 종목들이 있습니다. 바로 대체에너지주 입니다. 코스닥시장의 풍력 관련주 동국산업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지난해 10월 증시 폭락때 2000원대 초반까지 밀렸던 동국산업은 어제 종가 6230원을 기록했습니다. 200% 상승률입니다. 코스닥지수 흐름을 압도합니다. 최근 흐름은 견고한 상승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들 뿐 아니라 외국인, 기관의 관심도 높습니다.

주식을 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겁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어제 동국산업에 대해 에너지·환경 관련 자회사의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바로 윈드타워 세계 1위업체인 동국S&C와 한려에너지개발, 신안풍력발전, 고덕풍력발전 등 자회사를 갖고 있는데 성장성이 유망하다는 겁니다. 특히 100% 자회사인 동국S&C가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중소형주 개발과 추천 업무를 수년간 해온 김희성 유진증권 연구원은 동국S&C는 지난해 3400억원의 매출을 기록, 4년만에 무려 6배의 성장을 이뤄냈다며 풍력산업의 고성장과 함께 메이저 거래처를 확보함으로써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풍력발전설비시장에서 톱3를 차지하고 있는 베스타스, GE윈드, 에너콘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어 동국S&C는 향후에도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호평입니다.

2 오바마 수혜주로 분류되면서 더 관심인 것으로 아는데요. 얘기가 되고 있는 오바마 수혜주에는 어떤게 있나요.

증권업계는 탄소감축 등 환경관련주, 신재생에너지 관련주 등을 수혜주로 꼽고 있습니다. 미국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환경문제에 대해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데다 10년간 신재생에너지에 1500억달러를 투자하고 2025년까지 미국 총 전력의 약 25%를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조달하겠다는 오바마의 공약에 근거한 것입니다. 탄소배출권 관련주는 휴켐스 한솔홈데코 한텍 후성 등입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는 태양광업체인 동양제철화학과 이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유니온, 웅진홀딩스, 소디프신소재 등이 관심주로 분류됩니다. 풍력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유니슨과 앞서 말한 동국산업이 대표적입니다. 관련 장비업체로 태웅 용현BM도 주가가 많이 오르고 있습니다.

침체된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을 펴는 과정에서 SOC 투자 확대 수혜주로 LS 케이엠더블유가 거론됩니다. 건강보험 개혁과 관련 한미약품과 바이오주인 셀트리온도 수혜주로 묶입니다.

3 그런데 테마주에 무분별하게 편승했다 뒤끝이 좋지않은 투자자들이 많은 것도 사실인데요. 오바마 수혜주는 좀 믿어도 된다고 보십니까.

네, 물론 오늘 하루 흐름은 부정적입니다. 보통 주가는 기대에 올랐다 뉴스에 하락하는 경향이 있어 오바마의 취임이 단기적으론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가능성이 있는 테마주로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의 의견은 다소 엇갈리지만 1998년에서 1999년을 거쳐 2000년 초반까지 불탔던 IT 버블보다는 질적 측면에서 낫다는 분석입니다. 아시겠지만 지금 전세계 금융시장에 풀린 돈은 사상최대입니다.

영국 런던자금시장의 리보 금리는 역사적 최저구요. 미국과 일본은 사실상 제로금리 정책을 결정한 상황입니다. 한국의 기준금리 2.5%도 역사적 최저입니다. 주요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저리에 돈은 얼마든지 줄테니 갖다 쓰려면 써라는 식입니다. 경기 침체를 방어하기 위한 것입니다. 기억하시겠지만 10년전 IT 버블 당시도 막대하게 풀린 돈이 IT라는 신기술과 접목하며 버블이 형성된 바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다시 반복한다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에 도로건설과 같은 인프라 투자 뿐 아니라 에너지, 환경과 같은 사업이 예외없이 포함되고 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이브리드카나 태양광 사업에 정책적인 자금 지원이 있을 것입니다. 이들 산업은 증시에서도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데, 다행인 것은 우리 기업들도 이 분야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이 있습니다.


4 그렇다면 IT 버블과 같은 엄청난 주가상승도 가능하다는 얘긴지요.

물론 그건 알 수 없습니다. 10년전에도 IT 버블 형성과 붕괴는 한참 지나고 나서 확인했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IT와 달리 환경이나 에너지는 실체가 있다는 것입니다. IT는 당장의 매출과 수익이 없다보니 급등하는 주가를 설명하기 위해 10년후의 이익이 얼마로 추정된다는 억지를 동원했습니다. 실적을 내지도 못하는데 미래의 성장성이 뛰어나다는 식이었죠.

그런데 풍력발전기 만드는 단조업체들, 태양광하는 동양제철화학 KCC는 다릅니다. 이전부터 해오던 사업이 있고 이를 기반으로 신사업으로 추가해나가는 단계다죠. 실체가 있기 때문에 아주 허당인 테마는 아닌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요즘 경기부양을 진두지휘하면서 틈만 나면 녹색성장을 강조합니다. 친환경과 에너지는 전세계적인 관심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5 오바마 수혜주로 불리는 산업을 보면 고용창출과 같은 효과도 적지않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유가가 반등한다면 상당한 모멘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네,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기가 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동성이 대량 풀린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재정집행을 효율적으로 하기 원할 겁니다. 효율적인 재정집행을 하려면 우선 파급효과가 크고 사회 기반 시설과 관련된 투자가 되어야합니다. 단순한 소비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 정책자금을 쏟아부을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죠.

효율성과 더불어 안정성도 고려할 겁니다. 전혀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산업에 갑자기 대규모 투자를 한다면 상당히 망설여질 겁니다. 파급효과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 둘을 만족시키는 대표적인 산업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에너지입니다. 대체에너지, 태양광, 풍력 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LED나 관련 부품, 설비업체들이 유망한 이유입니다.

혹독한 금융위기로 지금 이들 업체들은 원활하게 자금조달을 못해 일부 생산설비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은 곳도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돈이 투입된다면 분위기가 달라지겠죠.
고용 창출 측면에서도 에너지 산업은 합격점입니다. 바이오나 나노테크와 같은 첨단산업 분야가 다소 밀리는 이유입니다. 대신증권에서 유망 기업 발굴을 오래전부터 책임지고 있는 봉원길 팀장은 주요 정부의 재정집행은 에너지라는 산업에 주마가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IT 버블을 생각해보면 오바마 수혜주 역시 처음에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부터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직 사람들의 의심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점점 실적보다 꿈과 희망에 기댄 테마주가 나오겠죠. 10년전에도 처음에는 통신주가 먼저 오르고 나중에 인터넷주들이 크게 올랐습니다.

6 그래도 주의해야할 사항이 있을 텐데요. 어떤 게 있을 지 좀 짚어주시죠.

실적도 좋고 성장성도 좋은 기업이라면 금상첨화겠죠. 그러나 이런 기업들은 많지 않습니다. 찾았다해도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산업인 만큼 전문적인 지식도 갖춰야합니다. 경영 투명성도 반드시 체크해야합니다. 앞서 언급된 동국산업의 경우 2007년 10월경 자회사 성장 기대를 바탕으로 1만2000원을 넘어섰다 크게 폭락한 기억이 있습니다. 대주주가 급등한 시점에서 지분 일부를 매각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지난해처럼 금융위기가 폭발해 증시가 망가진다면 오바마 수혜주들도 손실없이 버티지는 못할 겁니다.

7 얘길 듣다보니 오바마 대통령 취임에 대해 상당한 기대를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통령과 주가가 별로 연관성이 없다, 주가는 실적대로 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강력한 테마주를 만들어내는 건 아니겠죠. 중요한 것은 산업의 변화입니다. 경기가 심한 침체인 상황에서 정부 투자가 집중되는 산업과 기업에서 대박을 내는 기업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참고로 요즘처럼 침체기에 취임한 대통령과 증시의 관계를 분석한 자료가 있어 간단히 소개할까 합니다. LIG투자증권 변종만 연구원이 많은 공을 들여 만든 자룐데요. 1900년 이후 미국 경제는 총 22번의 침체를 맞았습니다. 이기간 존슨과 포드 클린턴을 제외한 모든 대통령이 임기중 침체를 겪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7.2%의 실업률과 마이너스 5%로 추정되는 경제성장률 속에서 백악관에 입성했습니다. 1960년 이후 최악의 여건입니다. 오바마처럼 임기시작을 침체와 함께한 경우 금, 주식, 달러 순으로 수익률이 좋았구요. 어떻게보면 당연한 결과겠죠. 중요한 것은 임기 후반부에는 높은 주가상승이 나타났다는 겁니다.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부양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발생한 겁니다. 증시는 경기 회복에 앞서 반전한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될 겁니다. 상승률은 금융 소비재 소재주가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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