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0.7% 성장'…경제환경 최악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 2009.01.21 06:00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GDP)을 0.7%로 전망하면서 경제 성장률 전망치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1%가 무너졌다.

KDI가 수정한 전망치는 정부의 전망치가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이며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이 같은 KDI의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발표했던 예상치 3.3%를 수정 발표한 것으로 국내에서 나온 경제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기획재정부는 경기부양효과까지 포함해서 3% 성장을 전망했고 한국은행은 2%로 추정했다. 민간연구기관의 경우는 금융연구원이 1.7%로 가장 보수적으로 내다봤고
LG경제연구원이 1.8%로 수정했다. 3%대 성장을 예견한 삼성경제연구소(3.2%), 현대경제연구원(3.1%)도 조만간 햐향조정된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래도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국책연구기관에서 민간연구소보다 낮은 성장 전망치를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올 한해 경제환경이 암울하다는 반증으로 여겨진다. KDI는 당초 지난달 수정된 전망치를 발표하려다 경제운용방향을 통해 3%를 제시한 정부를 의식해 그 시기를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국내 실물경기가 예상보다 악화되고 있고 세계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다소 충격적인 결과물을 내놓았다. 특히 경제위기의 파고가 가장 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반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2.6%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내수 감소, 수출 부진 등으로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올 상반기까지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성장률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회의도 커지고 있다. 객관적인 여건이나 국내외 연구기관의 분석을 고려하면 3% 성장은 '신기루'나 마찬가지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사실 정부도 목표 달성에 자신이 없기는 마찬가지로,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9일 전국기초단체장 국정설명회에서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악화되고 있어 연말에 계획했던 정부 목표도 어려워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올 세계경제의 성장 전망치가 0~1%대로 점점 내려가고 있다"며 "한국 경제 성장률도 더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국환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 15일 한 강연회에서 "한국은행 등 주요기관의 전망보다 추가 침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강력하게 전개해 나갈 수 있도록 KDI가 성장률 전망치를 낮게 조정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부동산 규제 등 각종 경기 진작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용이라는 것이다.

모 연구소 연구위원은 "마이너스 성장의 개연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국내외에서 유동성이 많이 풀려 예상한 것보다 좋을 수도 있다"며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을 전개하기 위한 논리적 근거를 KDI가 제시한 것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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