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수 위원장 임명장 받자마자 '中企 챙기기'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권화순 기자 | 2009.01.20 19:10

취임식 미루고 반월공단 찾아 현장 점검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첫 공식일정을 '현장'에서 시작했다. 중소기업 지원에 소극적인 은행에 '모범'을 보이기 위해 작심한 듯 예정된 취임식도 뒤로 미뤘다. 앞으로 중소기업 지원만큼은 반드시 챙기겠다는 의지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진 위원장은 20일 기업은행 반월공단지점에 마련된 '원스톱 현장 중기금융지원반'을 찾아 "은행들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좀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10여년 전 외환위기 때 금융기관이 어려워 기업을 지원할 여력이 부족했지만 그때와 비교해 현재는 여력이나 능력이 더 낫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최근 수출이 급감했고 수출기업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금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20일 김영선 국회정무위원장, 윤용로 기업은행장 등과 함께 기업은행 반월지점의 '원스톱 현장 중기금융지원반'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이어 "은행과 보증기관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뒷받침을 하겠다"면서 "서로 합심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자"고 독려했다.

진 위원장이 현장부터 챙긴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뜻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임명장을 주면서 "가능하면 중소기업의 현장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기업 지원에 대한 의지는 취임사에서도 확인된다. 진 위원장은 사전에 배포한 취임사에서 "금융부문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데 힘써야 한다"며 "시중 유동자금과 금융권 여유자금이 생산적으로 재투자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회생 가능한 기업에 적극적이고 시의성 있는 지원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진 위원장의 갑작스런 방문에 은행장들도 바빠졌다. 전날 금융위원장이 교체되면서 이날 행사는 흐지부지되는 듯 했다. 하지만 진 위원장이 참석을 결정하면서 강정원 국민은행장, 이종휘 우리은행장, 신상훈 신한은행장, 윤용로 기업은행장, 김태형 농협 신용부문 대표가 모두 참석했다.

이날 현장을 함께 찾은 김영선 국회 정무위원장도 "국가가 은행에 보증을 하고, 출자를 해주면서 은행 중심의 구도가 짜여 있다"면서 "은행들이 기업에 맞춤형으로 지원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진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경제와 국제 금융시장은 실타래처럼 얽혀 복잡한 구조로 발전했고 기존의 경제체제와 금융시스템에 대한 이해만으로는 예측하기 힘든 변화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비정상적인 상황에 맞는 특화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시간과 싸움이 중요하며 그 흐름을 놓치는 경우 회복비용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적시성을 갖춘 효과적인 선제대응으로 정책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아울러 "금융위기와 같은 비정상적인 시장상황에서는 시장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리더십을 갖고 지도적 역량을 발휘해야 하며 책임 있는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며 "당국은 시장 참여자들이 올바른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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