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정만원 '어색한 만남'?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 2009.01.21 07:00

1월초 인사차 대면...KT-KTF합병 의견교환 했을까

지난 15일 취임한 이석채 KT 사장과 지난 2일 취임한 정만원 SK텔레콤이 사장이 1월초 대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석채 KT 사장은 20일 KTF와의 합병을 공식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친뒤, 정만원 사장과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만났다"면서 "정사장은 대단한 사람이며, SK텔레콤도 대단한 회사"라고 추켜세웠다.

이 사장은 정 사장을 만난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KT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1월초 사장 내정자 자격으로 경영디자인팀을 구성하고 서울 양재동 연구개발센터에 둥지를 틀었던 때로 파악된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두 분 모두 새로 사장직을 맡을 시점이어서 인사차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정 사장과 만나 KT와 KTF 합병에 관한 대화를 나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사장은 즉답을 피했다. 대신 이 사장은 "SK텔레콤은 마음만 먹으면 KTF를 죽일 수도 있고, 영업이익도 연간 3조원 이상을 낼 수 있는 회사"라며 "국내 시장에서 경쟁해봐야 뭐가 남겠느냐"면서 KT-KTF합병을 세계화와 미래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말로 에둘렀다. 유무선 통합이 전세계적인 추세인데 굳이 SK텔레콤이 KTF와의 합병에 발목을 잡겠느냐는 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듯 보였다.

그러나 이 사장의 바람과 달리, SK텔레콤은 KT-KTF 합병선언에 20일 "결사 반대"라는 공식 입장을 밝혀, 향후 두 회사는 이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공동으로 자료를 내고 "KT-KTF 합병이 소비자들의 선택권과 편의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정만원 SK텔레콤 사장과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은 21일 오전 10시 30분 T타워에서 이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다.

SK텔레콤 계열은 "KT-KTF 합병은 후발 유선통신업체들의 고사(枯死)를 초래, 지난 97년 유선시장의 경쟁체제 도입 이후 불과 10년만에 또다시 'KT 독점시대'를 여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리는 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석채 사장과 정만원 사장의 만남은 앞으로 어색하게 흐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의 합병인가 심사과정에서 양측은 더욱 칼날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여, 두 수장의 양보없는 '수싸움'은 이제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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