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KT는 KTF와 합병을 공식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4개월내로 합병작업을 마무리짓고, 2011년 매출규모 20조원 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초특급 통신사 출현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유선의 절대강자 KT가 무선시장의 2인자인 KTF와 합병하게 되면 국내 유·무선 통신시장을 사실상 장악하는 것이나 다름없어서, 이에 따른 시장 불공정행위나 독과점행위를 제어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KT와 KTF 합병 인가조건을 둘러싼 통신업체들의 '기싸움'은 이제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KT' 5월 18일 등장?
KT는 KTF와의 합병작업을 5월초에 매듭지을 계획이다. KT와 KTF의 합병비율은 1대 0.719. 20일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의하고, 21일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인가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현행법상 방통위는 심의기간은 60일. 필요시 30일 연장할 수 있지만, 한달 연장해도 4월 21일 인가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인가신청에서 합병법인 설립까지 4개월 남짓 걸리는 셈이다.
KT는 3월말 또는 4월초 정기주총을 열어 합병안을 승인받는 한편 4월 중순에 합병을 반대하는 주식매수청구권에 대응하고, 4월말 증권선물거래소에 합병보고를 함으로써 합병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또, KT는 KTF의 지분 10.7%를 보유한 2대주주 NTT도코모에 대해서는 5년 만기로 2억5000만달러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교환사채발행대금은 NTT도코모가 보유하고 있는 KTF 주식의 60%를 양도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KT는 합병을 위한 주식교환시 자사주를 최대한 활용하고 외국인 지분한도를 고려해 신주발행 물량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2011년 20조 매출목표
KT는 융합시대의 리더십을 선점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KTF와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등 11개국에서 단일기업에서 유·무선통신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 KT도 KTF와 합병해서 유선통신의 성장정체를 극복하는 한편 IT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KT는 합병법인의 지향점으로 '컨버전스 분야 리더십 발휘' '글로벌 사업자로의 변신' '유선사업 효율화' 'IT산업 재도약 견인' 등 4가지로 정하고, 2011년 매출규모를 20조7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5년간 5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3만명 가량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석채 KT 사장은 "합병은 KT 한 회사의 문제라기보다 대한민국 IT산업의 동맥경화를 막는다는 차원"이라며 "합병을 통해 산업내 리더십을 회복해 IT산업의 재도약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인가조건' 넘어야 할 산
그러나 합병까지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SK텔레콤과 LG계열 통신3사는 물론 케이블TV업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측은 "무엇보다 KT 쏠림현상이 심화돼 향후 사업자간 경쟁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합병KT는 사업자위의 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케이블TV 진영도 "KT의 유선서비스 독점적 지위를 감안해 IPTV도 자회사를 통해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며 "이제 이동전화 서비스까지 결합되면 KT 시장지배력은 더욱 커져서 유료방송 사업자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합병인가신청서를 접수받은 방통위도 '인가조건'을 놓고 고민에 빠지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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