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사고, 6명 사망-23명 부상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 2009.01.20 14:46

(종합2보)진압 경찰관 1명도 숨져

재개발 보상대책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던 철거지역 주민들과 경찰이 충돌해 6명이 숨지고 23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20일 오전 7시42분께 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용산4구역 철거민 수십여명이 농성 중이던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한강대로변 재개발구역 내 남일당 건물 옥상에서 불이 나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철거민 5명과 서울경찰청 특공대 소속 김모(32)경장 등 모두 6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이날 사고로 경찰관 17명과 철거민 6명 등 2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인근 한강성심병원과 중앙대학교 용산병원, 백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불이 나자 용산소방서 등 인근 소방서에서는 가용 장비와 인력을 모두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여 화재 발생 10여분 만인 오전 8시께 불길을 잡았다.

이날 사고는 철거민들과 대치해 온 경찰이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강제진압에 나서면서 빚어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12분께부터 살수차를 동원해 물대포를 쏘며 철거민들과 대치하다 30여분 뒤인 6시45분께 기중기를 이용, 특공대원들을 태운 10t짜리 컨테이너 박스를 철거민들이 농성 중이던 건물 옥상으로 끌어올려 본격적인 진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철거민들은 화염병 등을 던지며 격렬히 저항했고 옥상에 설치돼 있던 망루에 불이 옮겨 붙으면서 삽시간에 옥상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다.

일부 철거민은 불길을 피해 옥상에서 뛰어내리기도 했으며 남아 있던 경찰관과 철거민들은 대피 과정 등에서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건물 안에 있던 철거민 25명은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됐다.


목격자들은 "경찰이 진압에 착수한지 30여분 만에 갑자기 건물 옥상에서 화염이 치솟았다"며 "순식간에 건물 옥상이 화마로 뒤덮였다"고 말했다.

용산소방서 관계자는 "일단 화염병으로 인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자세한 화재 원인과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사고 직후 정병두 1차장 검사를 본부장으로 검사 7명과 수사관 13명을 투입해 수사본부를 꾸려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검찰이 직접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진압작전을 지휘한 백동산 용산경찰서장은 "농성자들은 경찰관에게 새총 발사대를 이용해 유리구슬과 골프공을 쏘고 화염병을 주변 건물에 던져 화재를 발생시키는 등 공공의 안녕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했다"며 "계속된 경찰의 설득과 경고에도 불응하는 등 더 이상 불법을 묵과할 수 없어 특공대를 투입했다"고 말했다.

앞서 재개발 과정에서 터전을 잃은 이 지역 상가·주택 세입자들은 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용산구청과 시행사 등을 상대로 보상대책을 요구하며 지난 19일 새벽부터 철거반원과 경찰에 맞서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여왔다.

한편 사고가 난 용산4구역에서는 총 5만3441㎡(1만6166평) 규모의 대지에 삼성물산·대림산업·포스코건설이 합작해 40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 도심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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