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다이옥산사태, 120년만의 가뭄탓"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9.01.20 13:38

환경부 "다이옥산 저감설비 자금지원 등 대책강화할 것"

정부는 대구 등 낙동강 수계 수돗물에서 발암의심물질인 1,4 다이옥산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이유에 대해 "120년만의 가뭄을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황석태 환경부 산업수질과장은 19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지난 15일 안동댐에서 50만톤의 물을 긴급 방류해 낙동강 수계 내 1,4 다이옥산 농도를 낮추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번 낙동강 수계에서 검출된 1,4 다이옥산은 경북 김천(1곳)과 구미(8곳)의 화학섬유업체에서 배출된 것으로, 이들 업체는 환경부와 '1,4 다이옥산 배출량 저감을 위한 자율협약'을 맺은 상태다.

현재 이들 9개 사업장은 하루 최대 250㎏의 1,4 다이옥산을 배출할 수 있다. 즉 최대 250㎏의 1,4 다이옥산량을 9개 사업장마다 배출상한선을 정한 후, 이를 낙동강에 흘려보낸다는 뜻.

이 양은 낙동강 평시 하루 유량(450만톤)에 흘러 들어간 1,4 다이옥산이 희석·증발되거나 정수장 처리를 거치고 나면 50㎍/L의 농도 이하로 떨어진다는 계산에 의해 추산된 양이다.

황 과장은 "현재 낙동강 유량은 하루 350만톤을 밑돌고 있어서 업체들의 하루 1,4 다이옥산 배출량이 50~60㎏에 불과한데도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50㎍/L 이하'라는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먹는물 수질기준으로, 황 과장은 "매일 1리터 이상 70년간 마셨을 때 발암우려가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120년만의 가뭄' 상태를 예측했어야 하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 황 과장은 "이같은 사례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업체들의 1,4 다이옥산의 양을 더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해야겠지만 최근 어려운 경제여건 탓에 업체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1,4 다이옥산 저감기술이 이미 정부의 차세대 기술개발사업으로 추진 중"이라며 "현재 실용화 마무리 단계인데 이 설비를 9개 업체에 설치할 때 정부가 일부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4 다이옥산은 눈·코·목의 염증을 유발하고 다량 노출되면 간과 신장 기능에 손상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동물실험 결과 암을 초래하는 물질로 알려졌다.

이번 낙동강에 배출된 1,4 다이옥산은 코오롱 김천 사업장을 비롯해 코오롱 구미, 웅진케미칼, TK케미칼(수지공장·1공장·2공장), 도레이새한, 효성, 성한합성 등 구미 내 8곳 사업장에서 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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