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개각'…'씁쓸'한 여당 "부글부글"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9.01.19 13:26
'1.19 개각'을 접한 여당의 입맛은 씁쓸하다. 당의 요구가 '반영'되지도 않았고 당 인사가 '기용'되지도 않은 데 따른 불쾌감이다.

사전 조율은커녕 사후 통보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겉으론 드러내진 않지만 속으론 '부글부글' 끓는다. 당대표도 다르지 않다. 향후 국정 운영 과정에서 당청간 갈등이 부각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개각에서 여당이 '물 먹은' 것은 이번이 세 번 째다. 조각 땐 정치인들이 사실상 배제됐다. 그래도 그 땐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명분이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정치인 배제는 계속됐다. 정치인 대거 입각설 나돌았던 지난해 '7.7 개각' 때도 전재희 의원이 보건복지부장관으로 기용된 게 전부였다.

이번 개각에 여당이 더 관심을 뒀던 이유도 여기 있다. 하지만 결과는 '김칫국 마시기'였다. 친이 직계 의원들을 물론 박희태 대표까지 당 인사의 입각을 건의했지만 이 대통령은 "다음에…"라며 거절의 뜻을 밝혔다.

명분은 "2기 경제팀 출범을 위한 손질"(박희태 대표)이다. 실제 경제팀 개각 성격상 정치인들이 발탁될 여지가 별로 없다.

하지만 개각 폭 자체가 이 대통령과 당 사이 시각차를 보여주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당직자는 "당에선 '소통'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대통령은 '속도'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여당 내에서 개각론이 제기된 배경엔 내각의 정무적 능력 부재가 깔려 있었다. 그리고 이를 보완하는 적합한 인사가 바로 정치인들이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선택은 반대였다. 정치인의 정치력을 활용하기보다 능력으로 현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쪽으로 국정 방향을 세웠다.

이번 개각을 놓고 "당에서 실망을 하기도 하고 앞으로 상황에 대해서 걱정을 하는 분들도 있다"(진수희 의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진 의원은 "지난 번 국회를 거치면서 정무적 판단이라든지 국회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개선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실망감과 앞으로 국회를 이끌어가는 과정에서 조금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 하는 걱정도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함께 청와대의 '일방 통행'이 주는 충격도 적잖다. 당 내에서 "청와대가 당을 무시하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떠돈다. 최고위원회의 도중 박 대표가 전화로 개각 명단을 통보받는 상황까지 빚어지자 불만은 하늘을 찌를 분위기다. "우리가 여당이냐" "야당 같다" "사실상 당청 소통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 등의 불만도 쏟아졌다.

이에따라 집권 2년차 새로운 시작을 위해 단행한 '1.19 개각'이 오히려 당청 갈등의 시발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친이 직계 의원조차 "당 인사가 기용되지 않은 게 문제가 아니라 당청 관계 및 여권 진용 재편에 대한 그림이 전혀 다른 게 문제"라며 "근본적 문제는 청와대와 당이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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