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확보에 주력..작년 2% 수익 선방

더벨 김용관 기자, 김참 기자 | 2009.01.19 08:53

[2009 연기금 운용전략]③노동부 이재갑 고용정책관

이 기사는 01월16일(13:3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올해는 경기 침체 여파로 고용보험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유동성 확보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노동부의 고용·산재보험은 일반적인 연기금과 성격이 확연히 구분된다. 장기투자를 주로 하는 연기금과 달리 가입자들의 보험수요가 늘어나면 당장 지출해야 하는 돈이다. 그래서 유동성 확보가 가장 중요한 운용 전략 중의 하나다.

13조원의 자금을 총책임지고 있는 이재갑 노동부 고용정책관(51)은 이같은 점을 감안한 듯 "은행예금과 채권투자을 늘려 안정적으로 기금을 운용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에 따른 실업률 증가로 7000억~8000억원 가량의 실업급여 지출이 예상돼 유동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 정책관은 "기금의 설치목적 자체가 실직이 늘어날 때 기금지출을 늘려야하는 성격이라 안정성과 유동성을 동시에 신경써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수익률을 추구하지만 다른 연기금에 비해 유동성 부분을 강조해 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산배분 계획은 결산기인 3월에 맞춰 자산운용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된다"며 "아직까지 운용계획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주식시장이 좋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주식투자 부문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줄이는 방향으로 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지난해 노동부의 기금운용 실적은 글로벌 신용위기를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노동부의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여타 연기금들이 4~6%대 손실을 낸 상황에서도 2% 가량 수익을 올렸다.

노동부의 기금규모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고용보험 8조5605억원, 산재보험 4조721억원으로 총 12조6326억원. 지난해 이를 채권 35%, 예금자산 35%, 주식 12%, 대체투자 4% 등으로 배분했다. 보통 2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연기금에 비해 상당히 보수적이다.

노동부가 연기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이게도 보수적인 운용 전략 때문이다. 실제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초 주식투자는 물론 해외투자, 부동산투자 등 위험자산을 대부분 회수했다.

특히 부동산투자의 경우 이자를 받는 임대수익형에 집중해 최근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 건설사PF 부실 여파도 피해갔다. 해외투자의 경우 2007년에 이머징마켓을 제외한 선진국증시에 1500억원을 투자했지만 지난해 초 원금을 찾아오는 수준에서 전부 회수했다.


이 정책관은 "지난해 초 주식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었지만 미국의 신용위기 가능성이부각돼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비중을 확대했다"며 "지난해 말 채권 수익률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전체적인 수익률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노동부의 독특한 운용시스템도 수익률에 한몫했다. 노동부는 기금 전액을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에 위탁한다. 공무원이라는 특수성과 함께 내부적인 인력 부족 때문이다. 따라서 노동부의 위탁운용사 관리는 상당히 엄격하다.

노동부는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자금을 집행하면 운용자산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모두 모니터링한다. 내부적인 컴플라이언스 지침에 벗어날 경우 바로 조치를 취하게 된다.

그는 "투자 및 자금 회수는 9명의 외부위원들로 구성된 자산운용위원회가 최종 결정하게 된다"며 "리스크관리위원회 역시 외부인사들로 구성해 중립적이고 엄격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노동부도 다른 연기금과 같이 최근 문제가 발생한 메이도프 펀드의 투자 제안서를 받았지만, 자산운용위원회의 외부위원들이 상품 자체를 검증할 수 없다며 투자제안을 거절해 손실을 피해갔다.

노동부는 오는 2월 주식 부문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 정책관은 "매년 26개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분기별로 자금을 집행한다"고 말했다. 주관적인 것을 배제하고 정량적 기준을 통해 위탁사를 선정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역시 수익률이다.

그는 "최소 6개월 이상 벤치마크(주식: 코스피200, 채권: 노동부 자체 채권지수)와 비교해 수익률이 좋지 못하면 탈락 대상에 포함시킨다"며 "대체투자의 경우에는 풀을 다양화하자는 의견이 있어 수시로 제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갑 고용정책관 약력>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졸업(81)
-26회 행정고등고시(82)
-서울대학교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83)
-미시간주립대학교·대학원 노사관계 석사(91~93)
-OECD 파견(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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