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차 금융위기' 우려 해소 기대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9.01.18 13:47

美 정부 은행 설립과 금융권 실적 발표 마무리에 투자자 안도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실적이 월가 예상을 넘는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지만 오히려 지난 16일 뉴욕 증시는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2차 금융위기' 확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미국 정부가 정부 은행을 설립해 금융권 부실 자산을 직접 구제해주는 '2단계 구제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금융위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는데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정부의 정부 은행 설립은 1980년대 미국 저축대부조합(S&L) 파산사태로 금융권 부실이 심화되자 정부가 직접 정리신탁공사(RTC)를 설립해 부실 자산 처리에 나섰던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 정부가 현재 내 놓을 수 있는 카드 중 가장 강력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RTC는 S&L 사태에 따른 금융권 부실을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동안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RTC와 같은 정부 기관을 설립해 직접 부실 자산을 매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같은 방법이 지분 매입 등 기존에 실행해온 방법보다 더욱 확실한 금융산업 지원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더욱이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실적이 발표되면서 그동안 투자자들의 두려움을 촉발시켰던 금융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됐다는 안도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금융위기 파고에서 가장 큰 어려움에 직면한 씨티그룹과 메릴린치를 인수했던 BOA의 실적은 가장 큰 관심사였다.

씨티는 지난 4분기 82억9000만달러(주당 1.72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톰슨로이터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주당 1.19달러 손실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씨티는 이와 함께 사업부를 '씨티코프'와 '씨티홀딩스' 두 개로 나눈다고 밝혔다. 이번 회사 사업부 분리 결정은 10년 전 시작된 '금융 슈퍼마켓'식 경영의 포기를 의미한다.

BOA는 17년 만에 첫 분기손실을 발표했다. BOA의 지난 4분기 순손실은 17억9000만달러(주당48센트)를 기록했고, 배당금도 기존 32센트에서 1센트로 크게 삭감했다. 이처럼 BOA의 실적이 악화되자 미 재무부는 BOA에 200억달러를 투입하고 자산 1180억달러를 보증키로 결정했다.

정부가 직접 부실 자산을 매입하는 것은 자금을 직접 지원하는것하고는 효과가 틀리다. 직접 정부 은행이 각종 금융권 부실 자산을 사들여서 이를 유동화할 경우 은행들의 자금 여력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금융권 대출로 이어져 기업과 소비자들의 자금난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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