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전진하는 사람들

윤은라 ㈜솔루션 컨설턴트 | 2009.01.19 12:20

[경력관리 A to Z]힘들 때 핵심인재 찾는 기업 늘어

희망과 기대로 설레어야 할 신년 초임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경제상황에 대한 심각한 얘기들을 자주 듣게 된다. `매각설과 합병설', '인원감축', '임금동결', '구조조정' 등 어두운 소식들을 접하다 보면 마음이 무거워지곤 한다.

특히 헤드헌터로서 많은 기업의 인사담당자와 후보자들을 접하는 필자로서는 일반인들보다 더 많은 소식을 생생하게 듣다 보니 실제로 얼마나 어려운지를 더욱 실감하게 되는 것 같다.

이렇듯 우리 경제 곳곳에서 다들 어렵다고 하는데, 기업의 채용 담당자와 핵심인재들은 현재 시점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실제로 기업체의 채용이 이루어지지 않는지, 후보자들 또한 현재 시점에서 무조건 지금의 위치에 만족해야 하는지 등등 여러 가지 상황이 새해를 맞이하는 화두가 되고 있다.

먼저 기업의 채용은 한마디로 핵심인재 발굴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기업들의 구인의뢰는 대부분 신규사업으로 인한 필요인력 채용, 이직에 따른 인력충원이 많다. 그러나 현재는 기업마다 핵심인재를 찾기 위해 더욱 치열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고객사인 대기업 A사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상당히 좋았다. 지난해 매출 신장을 기반으로 외부인력을 많이 영입했다. 헤드헌팅에 소요된 비용만 해도 10억 원이 넘는 것을 볼 때 상당히 많은 숫자의 사람을 영입한 것이다.

그래도 올해는 전체적인 전망을 어둡게 보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A사 또한 인재 채용에 소극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필자는 예상했다. 하지만 오히려 A사는 인력에 대한 욕심이 대단해 보였다. 위기 상황일수록 핵심인력을 더 많이 확보 할 수 있다는 최고경영자(CEO)의 지시로 회사 내 연구소의 박사급 핵심인력을 다수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아 현재 진행 중이다.

제약회사인 B사의 경우는 대개의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올해 매출전망이 어둡다. 그러나 핵심인력 채용에 대해서만큼은 강한 의지를 보였다. B사는 지난해 영업부문에서 10명 이상 인력을 채용했는데 올해도 적합한 인재를 찾아달라고 요구했다.


모두 어렵다고 생각하는 지금이 경쟁사의 우수 인재를 확보해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한 것이다. B사는 채용 과정에서 좋은 인력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는 과거 경험을 거울삼았다.

탐내고 있던 경쟁사 직원들을 스카우트해 달라고 요청하는 회사도 있다. 혹시 요즘처럼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직을 고려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많이들 하기 때문이다.

후보자들의 숫자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최근 들어 하루에 들어오는 이력서 유입량이 지난해에 비해 2~3배 정도 늘고 있는 것을 볼 때 현실적으로 이직을 고려하는 사람이 많아졌음을 알 수 있다. 물론, 기업의 구인사례가 특별히 줄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후보자들 입장에선 좀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실질적인 합격률은 다소 낮아졌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최근 헤드헌터를 찾는 후보자들은 당장의 이직을 고려하는 사람들보다 현재의 위치나 앞으로의 커리어에 대한 고민으로 컨설팅을 받고자 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치열하게 자신의 업무에 열중하느라 이직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고 쉴 틈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으나 불안과 위기감이 팽배한 현재의 상황이 뒤를 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렇듯 회사 내의 좋은 인력들 또한 조심스럽게 헤드헌팅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다들 어렵다고 생각해 움츠려들 때 반대로 지금까지 자신의 경력과 실력을 체크해서 한발 더 앞서가려는 후보자들과, 위기를 기회 삼아 핵심인재를 채용해서 회사를 키우려는 기업들이 있다. 우리들 대부분이 암울한 경제뉴스에 한숨을 내뱉는 사이, 그들은 저만큼 앞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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