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국세청장 "부끄러워 할 일 아니다"

"무거운 지게를 지고 가다가 벗어놓은 것처럼 홀가분"

-직원들에게 "활기차게 일해 달라"
-'결백함' 강조해 묘한 여운


16일 사의를 공식표명한 한상률 국세청장은 “무거운 지게를 지고 가다가 벗어놓은 것처럼 마음이 홀가분하다”고 밝혔다.

한 청장은 이날 사의표명 직후 김경수 국세청 대변인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한 청장은 직원들에게 “이럴 때일수록 모두 열심히 일해왔듯이 일을 활기차게 하는 것이 조직에 대한 더 큰 기여”라고 말했다.

한 청장은 “청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우리 모두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 모두가 열정적으로 일을 해 왔기 때문에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 청장의 이 같은 발언은 본인의 ‘결백함’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처럼 여겨진다는 데서 묘한 여운이 느껴진다.

한 청장은 지난 12일 일본 출장 당시 전군표 전 청장의 부인으로부터 ‘인사 청탁 목적으로 당시 한 차장이 고가의 그림을 전달했다’는 폭로가 이어지자 ‘결백함’을 주장하며 공식적인 사의표명에 부담을 느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의표명은 본인의 혐의를 인정하는 셈이어서 본인은 물론 국세청 조직에게도 큰 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림 외에 이명박 대통령 측근 등과 연계된 골프 파동이 불거지면서 한 청장은 결국 1년2개월만에 국세청 수장 자리에서 내려오는 ‘불명예 퇴진’을 맞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