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금융불안.. 한국 CDS프리미엄 상승세

머니투데이 박상주 기자 | 2009.01.16 10:55

산은 외표채 발행여건 악화 예상

우리나라 신용도가 떨어지고 있어 해외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제 신용도를 나타내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지난 8일부터 5일째 단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미국 금융계의 불안한 모습이 주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금융그룹들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뉴욕증시 약세를 이끌었고, 이에 따라 미국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따라 안전한 미 국채 투자를 늘려 미 국채 금리가 급락했다. 전체 외평채 금리는 미국 국채수익률에 외평채 가산금리를 더해 계산하기 때문에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 수익률이 떨어지면 가산금리는 가만히 있어도 상승하는 셈이다.

서철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씨티그룹의 실적악화 등을 계기로 금융부실 문제가 다시 부각돼 글로벌 신용경색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외평채 가산금리와 CDS프리미엄이 높아진 것이 한국의 신용도를 떨어뜨리고 해외 달러 차입여건 악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오는 17일 산업은행은 정부의 지급보증 없이 5년 만기 글로벌본드 10억 달러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외평채 가산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외화표시채권(외표채)을 발행 여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산은의 외표채 발행에 불리한 환경인 것은 사실”이라며 “수출입은행의 외표채 발행은 때맞춰 한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수출입은행은 20억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본드를 5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에 6.77%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얹어 발행했다. 리보(LIBOR)를 기준으로 한 가산금리는 6.25%포인트다. 신흥시장국의 CDS프리미엄이 상승세를 보이기 전인 지난 주, 아시아 국가 중에서 첫 외표채 발행에 성공했던 필리핀 정부채는 리보에 585bp를 더한 수준이었다.

한 외화자금 시장참가자는 “수출입은행의 가산금리도 결코 낮은 것이 아니다”며 “외표채 발행이 늦을수록 더 불리한 조건에 봉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CDS프리미엄이 오르고 있는 시점이고 글로벌 신용경색이 더 심화되는 때 외표채 발행에 나서서 수출입은행도 손해를 봤다”며 “CDS프리미엄이 오르고 있을 때 외표채를 발행해 매수자들이 당연히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했고 수출입은행은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3년 만기 5년물 외평채 가산금리는 지난 8일 상승 반전해 3.55%포인트를 보인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 13일 3.81%포인트까지 올랐다. CDS 프리미엄도 지난 8일 2.77%포인트로 상승 반전한 뒤 5일 연속 상승하며 3.01%(14일)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외평채 가산금리와 CDS 프리미엄은 지난해 12월 5일 각각 5.17%포인트와 4.15%포인트로 단기고점을 찍은 뒤 지난 7일까지 하락세를 이어왔었다.

신용위험도는 아시아 전체로 커지고 있다. JP모건이 발표하는 신흥시장국의 가산금리 평균치(EMBI+, Emerging Market Bond Index+)가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일 7.63%포인트로 단기고점을 형성했던 EMBI+는 지난 6일까지 하락세를 유지하다 7일 상승세로 돌아섰다. 14일 EMBI+는 6.84%포인트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14일) 중국 CDS프리미엄은 0.13%포인트, 말레이시아는 0.15%포인트, 태국은 0.16%포인트 각각 올랐다”며 “한국만 특별하게 상황이 안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채권전문가는 “미국의 기업실적이 상승세로 돌아서거나 부동산경기가 바닥을 찍을 때가 신용경색이 완연하게 해소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며 “지금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가 돼야 외평채 가산금리나 CDS프리미엄이 안정된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5년물 외평채 가산금리는 우리나라의 신용도가 낮아질수록 오른다. CDS 프리미엄은 채권 부도시 채권 매입자에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으로 일종의 부도대비 보험이다. CDS 프리미엄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보험료가 오른다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신용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