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국세청장, '모종의 결심'에 늦은 출근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09.01.16 09:44

16일 아침 국세청 스케치

눈이 펑펑 쏟아지는 16일 아침, 국세청 건물엔 스산한 기운이 감돌았다.

올 겨울 들어 많은 눈이 내리는 데다 전날 일부 언론의 한상률 국세청장 사퇴설 제기, 뒤 이은 국세청의 공식부인 등으로 청내 분위기가 어수선했기 때문.

국세청 로비는 새벽부터 한 청장을 만나기 위한 기자들로 가득했고 출근하는 국세청 직원들은 기자들을 바라보며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한 청장의 출근을 기다리며 만난 국세청 한 고위 관계자는 “나도 답답한 심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평소 일찍 출근하는 '얼리 버드(Early Bird)'로 알려진 한 청장이 오전 9시가 가까이 되도록 출근을 하지 않자 다른 길로 이미 출근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서부터 ‘모종의 결심’을 하고 천천히 출근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기자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 즈음 8시50분이 좀 넘은 시간에 한 청장이 청내에 들어섰다. 기자들이 몰려가 사퇴 여부와 시점 등 질문을 쏟아냈지만 한 청장은 “수고하십니다”라는 짤막한 인사만을 건네고 집무실로 향했다. 집무실로 향하는 한 청장의 표정엔 특유의 여유로움이 사라져 복잡한 심내를 단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한 청장과 함께 집무실로 올라간 국세청 대변인은 30분이 지나서야 대변인실로 돌아왔다. 이어 곧 "발표할 게 있다"며 기자들을 부른 뒤 한 청장의 사의를 공식 발표했다.

이주성,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 이어 현직 국세청장의 세번 연속 '불명예 퇴진'이라는 우려했던 시간이 '현실화'되는 순간이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