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변수'에 강남 투기해제 '물건너가나'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 2009.01.15 17:25
- 잠실주공5단지 등 재건축단지 오름세
- 국토부·기재부 간 입장차로 결정 연기
- 투기지역 등 해제 결정 시기 미지수

서울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호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정부의 강남 3구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 작업이 주춤하고 있다. 특히 제2롯데월드 추진 허용으로 인근 집값 불안 움직임이 돌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는 강남3구의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를 비롯한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관계 부처 실무 협의를 벌였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양 부처는 이후 협의를 언제 가질 지 조차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의에서 국토부는 기존 방침대로 조속한 해제를 강조했지만, 재정부는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며 해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말 국토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당시 상황과 사뭇 다르다. 당시 재정부 실무진은 투기지역 해제에 반대 입장을 펼쳐오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토부 정책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자 해제에 동조하는 쪽으로 기울어 정부 내에선 별다른 이견이 없는 듯 했다.


하지만 금리 인하와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서울 강남권 아파트 호가가 최대 1억원 이상 오르고 있는데다, 최근 제2 롯데월드 허용 방침으로 인근 집값이 들썩이는 모습을 보이자 재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강남 투기 재연에 대한 우려에서다.

실제 이날 부동산써브 조사 결과 강남 개포동의 경우 지난해 12월 초 3.3㎡ 가격이 4000만원 선이 무너졌지만 지난 주말부터 이번 주 사이 43만원 오르며 4030만원을 기록했다. 제2롯데월드 부지 인근의 송파 잠실 주공 5단지는 허용 발표 이후 호가가 1억5000만원 가까이 뛰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업계의 귀띰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토부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전반적인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선 강남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전날 "보는 시각에 따라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관계부처 및 당과 협의해 빠른 시일 내에 결정 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한 고위관계자도 "상반기 중에는 적어도 경기 침체와 고용 불안으로 투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며 "최근에 강남권 호가가 오른 것은 (제2 롯데월드 허용 등) 일부 호재로 인한 '반짝' 상승 일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관계 부처 간 협의 일정도 잡히지 않은 데다, 최종 단계인 당정 협의도 언제 열릴지 모르는 상황이라 적어도 이달 안에 해제가 결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욱이 국회 일정에 따라 해제 결정이 2월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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