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무역업계, 항공화물 처리요금 인상 갈등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 2009.01.16 09:55

"누적된 적자로 인상 당연" vs "물류비 인상은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인천국제공항 항공화물 터미널 처리요금(THC: Terminal Handling Charge, 화물 조작에 드는 비용) 인상을 둘러싸고 한진그룹 계열사와 화주ㆍ무역업계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한진 계열사들(한국공항대한항공)은 누적된 적자로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무역업계는 과도한 물류비 인상은 무역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공항은 항공기 지상조업 서비스, 화물·수하물 탑재 및 하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진그룹 계열사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은 오는 16일부터 수입 항공화물 처리 관련 비용 증가로 현도화물과 창고화물의 처리 기본료를 2000원에서 3000원으로 50% 인상키로 하고 관련 업계에 통보했다.

현도화물이란 항공화물 터미널에서 바로 보세창고로 운송돼 통관을 받는 화물이다.

기본료 이외에 현도화물에 대해 kg당 35원에서 40원으로, 창고화물의 경우 50원에서 55원으로 각각 올리기로 했다.

한국공항은 터미널 비용과 시설투자비, 연간 임대료, 토지사용료, 시스템 개발 비용 등으로 막대한 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한국공항은 지난해 3/4분기 35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0.5% 증가한 824억 원, 영업이익은 43% 감소한 61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국공항 관계자는 "2001년 THC 도입이후 한 번도 인상하지 않았으며 원가 상승 반영이 필요하기 때문에 요금 인상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면서도 "16일 오후 무역협회 하주사무국 등과 마지막 협상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 화주나 무역업계가 요금 인상에 대해 구체적인 시기나 인상폭을 문서로 보장한다면 적용 시기를 변경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도 한국공항과 같은 수준으로 수입 현도화물에 대해 기본료를 2000원에서 3000원으로, kg당 가격도 5원을 인상한 40원으로 인상키로 하고 관련 업계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무협 하주사무국과 화주들은 현재 경제상황을 무시한 처사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무협 하주사무국 관계자는 "한국공항과 대한항공의 무리한 인상은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한국공항이 적자라고 하는 부분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진그룹 계열사의 가격인상은 '독과점 횡포'와 같으며 한국공항에 THC 자체에 대한 용역 작업을 하자고 요청했다"면서 "실제 인상이 이뤄지면 화주는 물론 무역업계는 대대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주업계 관계자도 "한진 계열사들의 인상은 아시아나항공과 아스공항(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등 다른 업체들의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 극심한 경제 불황에서 물류비 인상은 전체 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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