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 "수출입銀 해외채 살데 없나"

더벨 황은재 기자 | 2009.01.15 14:21

원화 환산 연 8~9%..금리는 높고 위험은 낮고

이 기사는 01월15일(14:1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오는 20일 발행 예정인 수출입은행의 해외채권이 금융회사들 사이에서 고금리· 저위험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다. 은행이 발행한 채권이기에 신용위험이 낮지만 원화 환산 이자 수익이 연 8~9%에 달하기 때문이다.

연 8~9%의 이자를 주는 채권은 여신전문회사 채권 정도로 금융회사들은 "이보다 안전하고 높은 투자 대상은 없다"고 평가했다. 홍콩 및 해외채권 시장 관계자들은, 현재까지 국내 금융회사의 투자 규모가 최대 2억달러 정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3일 수출입은행은 5년만기 달러표시채권 20억달러를 리보(LIBOR) 금리에 625bp의 가산금리로 발행을 확정했다. 원화로 환산한 금리는 9.65%였다.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이 해외채권에 투자할 때는 주로 통화스왑(CRS) 시장을 이용해 원화를 달러로 바꾼다. 원화를 들고 있는 금융회사가 CRS 시장에서 스왑은행에게 원화를 주고 달러를 받아 해외채권을 산다. 금융회사는 대신 리보 이자를 주고 원화 이자를 받는 거래를 한다. 이렇게 해서 나온 원화 금리가 9.65%.

입찰을 통해 국내 금융회사들은 약 1억달러 가량을 낙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채권을 사겠다는 금융회사들이 줄을 섰다. 지난 13일부터 14일간 3~5년 만기 CRS 거래 규모가 2억 달러 이상으로 대부분이 수출입은행의 해외채권 투자와 관련됐다고 스왑시장 참가자들은 전했다.

홍콩 금융시장의 한국물 채권 중개인은 "정부 관련 금융기관을 비롯해 한국 금융회사들 상당한 규모로 입찰에 참여했고 유통시장에서라도 채권을 사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며 "원화든 달러든 매력적인 금리 수준"이라고 말했다.


투자 수요를 반영해 수출입은행의 해외채권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채권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채권 매수 금리는 7.45%, 변동금리 환산 리보 금리 대비가 가산금리가 556bp로 이틀만에 무려 1.99%포인트나 하락했다. 원화 환산 금리도 7.6%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도 "7%대로 하락하긴 했지만 수출입은행의 해외채권만큼 안전한 채권은 없다"며 "보험사를 비롯해 국내 투자 수요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입은행 채권은 높은 가산금리를 이용해 200~300bp 가량의 이익을 볼 수 있는 무위험 차익거래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수출입은행 채권의 리보대비 가산금리는 발행 직전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의 두 배에 달했다.

양진모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외화 수출입은행 채권을 사서 가산금리를 취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낮은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을 주는 재정거래를 할 경우 가산금리와 CDS 프리미엄 간의 차이를 거의 무위험으로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의 5년만기 CDS 프리미엄은 채권발행이 성사되기 전 315bp에서 14일 355bp로 40bp 가량 상승했다. 주요 투자은행의 실적 악화가 주된 이유이지만 수출입은행 채권을 통한 재정거래가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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