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외국은행서 대출 회수?

더벨 김동희 기자 | 2009.01.15 11:46

투기등급시 조기회수 약정 체결···S&P·무디스 등급 조정 '촉각'

이 기사는 01월15일(11:3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제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재무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 신인도 하락으로 인해 외국은행들이 원화 또는 외화대출금 조기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B+로 하향했다. 뿐만 아니라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해 향후 상황에 따라서는 신용등급이 더 하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외국은행들은 통상 기업에 대출을 해줄 때 특정 신용평가사의 국제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하락할 경우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약정을 한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예외는 아니다.

불행중 다행으로 S&P나 무디스에 비해 약정에 피치의 등급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러나 피치에 이어 S&P나 무디스마저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의 조기상환 부담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현재 기아자동차가 외국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은 1조2774억원(08년 11월말 기준)이다. ABN암로은행이 3153억원으로 가장 많고 BNP파리바은행이 2710억원으로 뒤를 잇는다.

현대자동차는 외국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이 1조628억원이다. 미쓰이스미토모, 도쿄미스비시, 미즈호코퍼레이트 은행 등 일본계 은행에서 3636억원을 빌렸다. 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등 중국계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도 3300억원에 달한다.


한 유럽계 은행 서울지점 대표는 "외국은행은 대출에 나설 때 국제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지면 대출을 회수할 수 있는 약정(트리거 조항)을 체결한다"며 "현대·기아자동차도 약정을 체결했지만 피치 등급을 사용한 대출금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S&P나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하향할 가능성이 높아 부담이다. 피치가 먼저 등급을 낮추면서 빌미를 제공한데다 자동차 업종에 대한 국내외 전망도 어둡기 때문이다.

S&P는 현대차와 기아차 외화표시 선순위채 신용등급을 BBB-로 평가하고 있다. 무디스 역시 S&P와 같은 수준인 Baa3로 매기고 있다. 두 평가사 등급 모두 한 단계만 떨어져도 투기등급이 된다.

증권사 크레딧애널리스트는 "무디스나 S&P도 신용등급을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아직까지 문제가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현재의 업황 전망으로 봐서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에서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외국은행 대출금의 대부분인 1조여원은 무역금융이고 일반차입은 80억원 정도인데 국제신용등급 하락과 대출금 회수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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