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국가 이미지가 곧 경쟁력인데…

류병운 홍익대 교수(국제통상법) | 2009.01.15 19:10
어떤 대상이 사람들의 생각이나 기억 속에 자리 잡는 느낌을 인상(印象)라고 한다. 사람에 따라 좋은 인상과 나쁜 인상이 있듯 국가에 대한 인상, 즉 국가 이미지도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남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를 원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자기 PR이나 이미지 관리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물론 사람의 얼굴, 즉 인상(人相)이 잘 생겼다고 해서 반드시 그 사람에 대한 인상(印象)이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성형수술로 얼굴을 고치거나 점을 빼는 것도 남에게 좋은 인상(印象)으로 어필하고 싶은 바람과 무관하지 않다.

한 개인의 인상은 그의 경제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요즘 인상이 좋다면 이 얼마나 큰 플러스 요인이겠는가. 국가의 인상도 세계화 시대 국제경쟁상황에서 무역이나 투자에 크게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개인의 경우와 다를 바가 없다. 오늘날 국가들이 앞 다투어 이미지 제고나 국가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것도 이미 국가 이미지가 국가 경쟁력의 중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나 국제적 평판은 어떠한가. 2008년 정부 산하 한 국책연구소는, 평가 대상 국가들의 최근 3년간 상품 및 서비스 수출액에 관광 수입액과 국가 경쟁력 지수가 반영하고, 세계 64개국 19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리적 친밀도와 설문조사의 결과에 근거하여 한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약 1조1000억 달러, 세계 주요 40개국 중 10위라고 다소 후하게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2008년 ‘안홀트 국가 브랜드 지표(Anholt Nation Brands Index)’에서는 한국은 인도(27위)나 중국(28위)보다도 못한 33위에 머물렀다.

능력·교육·개방성 등과 관련한 국민들에 대한 평가, 정부의 능력과 국민의 신뢰·공평성과 관련한 정치·행정제도, 상품과 서비스의 수출, 관광, 문화와 유산, 생활·연구·직업 여건과 관련한 투자와 이민의 6개 분야 중 한국은 단 한 분야에서도 세계 15에 들지 못한 반면, 종합 5위의 일본은 수출 분야서 1위를 차지하는 등 5개 분야에서 10위 이내 드는 기염을 토했다.

이와 같은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에 대한 낮은 평가는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한 노력이 현재 우리에게 얼마나 절실한가를 보여준다. 이명박 정부도 종전의 ‘국가이미지위원회’를 ‘국가 브랜드 위원회’로 개편 국가 이미지 제고에 매진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람의 경우 좋은 인상을 갖기 위해서는 그 개인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소극적으로 사회에서 몹쓸 인간으로 낙인찍히지 말아야 한다. 어떤 사람의 행위가 사회의 전형적 기준이나 형식에서 벗어난 경우, 다른 사람들이 그의 행위를 나쁜 행위로 규정하면서 그 개인을 일탈자로 낙인찍다보면, 결국 그 사람이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범죄학의 ‘낙인 이론(labeling theory)’도 이미지 제고의 반면교사가 아닐 수 없다.

물론 ‘낙인 이론’은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국가에게 적용될 수 있다. 예컨대 북한은 굶주리는 주민, 세습독재국가, 반복되는 생떼 및 벼랑끝 협상 전술 등 최악의 국가 이미지에 설상가상으로 국제사회에서 ‘악의 축’과 ‘불량국가’로 낙인 찍혀 있다. 일련의 북한의 행태들로 말미암은 추상적 부정적 효과는 북한이 그 행위들을 통해 얻으려는 구체적 이익을 훨씬 초과할 것이다.

우리나라 국가 이미지에도 여러 부정적 그림자들이 드리워져 있다. 과격한 시위문화와 강성노조 이미지에 북핵 문제 등 북한에 대한 낙인 효과가 우리에게 미치는 파생효과까지 곁들여져 있다. 작년 미국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 시위를 한 외국 언론은 한국 국민들에 의해 이성이 무시되는 상황으로 보도하기도 했고 당시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는 “한국인들은 과학 공부를 더해야 한다”라는 말로 일갈하기도 했다.

그 촛불시위에 앞장섰던 민노당 강기갑의원은 이상의 한국의 부정적 이미지들은 압축하여 보여주려는 듯 최근 국회에서 마치 할리우드 폭력 영화 같은 장면들을 연출하였다. 국회 점거와 해머에 전기톱까지 등장한 이번 폭력사태가 “국민을 위해” 불가피 했다는 민주당은 그 장면이 결국 최근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아시아판 표지의 한 부분을 장식함으로써 국가 이미지를 땅에 떨어뜨린 결과를 과연 어떻게 설명할지 모르겠다.

그 난장판 국회를 봉합하기 위해 열린 임시회기 중에 그것도 국가 경제위기 상황에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부부동반 해외에서 골프를 즐겼다는 것도 정말 국민을 우습게 보는 행위이다.

지난 12일 한국 현대 ‘제네시스’가 미국과 캐나다 기자단이 뽑은 올해 북미 최고 승용차에 선정 되었다는 기사가 그나마 우리를 위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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