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서도 역샌드위치기회 찾는다"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 2009.01.14 15:56

이스라엘케미칼 대니 마르시아노 "전쟁 중 찾은 한국업체에 감탄"

지난해 12월 27일 이스라엘 가지지구에서 전쟁이 시작됐다. 전쟁 발발 사흘째인 12월 29일 한 한국 기업이 이스라엘을 찾았다.

중견 플랜트 기업인 우양HC는 이날 이스라엘에 도착해 이스라엘 석유기업 파즈와 화학업체 이스라엘케미칼을 방문했다. 이 두 회사는 전쟁지역인 가자지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강일석 우양HC 해외영업부 이사와 이정순 코트라 텔아비브 센터장은 파즈를 찾아 플랜트 수출 상담을 벌였다. 회의 도중 두차례 사이렌이 울려 방공호로 대피하기도 했다. 회의를 마친 뒤 플랜트 시설도 견학하고 이스라엘케미칼 방문도 마쳤다.

이튿날 무사히 한국으로 귀국한 뒤 이스라엘케미칼 인근지역에 포격이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수출상담을 벌인 자리에서 불과 500m떨어진 곳이었다. 수출상담을 진행할 땐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돌이켜 생각하니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스라엘기업들은 그동안 한국기업과 거래가 많지 않았다. 주로 유럽과 거래를 했고 저가의 중국 제품을 일부 사용했다.

그러나 전쟁지역까지 찾는 한국 기업인들의 열정에 놀라고, 한국제품의 경쟁력에 감탄해 한국과 거래를 확대하고 있다.

대니 마르시나오 이스라엘케미컬 구매담당 매니저

이스라엘케미컬이 비료를 생산하기 위해 쓰는 컴팩터란 장비가 좋은 예다. 컴팩터는 분말상태의 화학물질을 초콜릿 형태의 덩어리로 가공하는 기계다.

이스라엘케미컬은 유럽에서 개당 40~50만달러에 컴팩터를 들여오다가 3년전 중국제품으로 교체했다. 중국산 컴팩터는 5만달러로 유럽에 비해 1/10 가격이었다. 그러나 중국 컴팩터는 분말을 일정한 덩어리로 만들지 못하고 고장이 잦았다.

대니 마르시아노 이스라엘케미컬 구매담당 매니저는 "한국인은 전쟁 중에 이스라엘을 찾은 용감한 사람(brave man)들이다"면서 "한국산 컴팩터를 20만달러 정도에 구매할 계획인데 품질도 아주 우수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케미컬은 글래스라이닝(내식성을 가진 용기), 미터링펌프 등도 한국에서 구매할 계획이다.

이정순 코트라 텔아비브 센터장은 "역샌드위치 기회가 찾아온 만큼 한국 제품을 널리 알려 수출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전쟁 지역도 가리지 않는 한국인의 열정이라면 다시 한번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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