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쇼크' 마이너스 고용시대 현실화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 2009.01.14 15:07

올해 상반기에는 더 악화 전망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신규 취업자수가 급기야 마이너스로 전환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심화로 지난해 10월 신규 취업자가 10만명 아래로 내려가는 등 고용시장이 경색된 징후가 뚜렷했지만 두달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예상밖의 일이다. 실물경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올해 상반기에는 최악의 경기침체가 예상되고 있어 취업자 감소폭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기업들이 실적악화에 시달리면서 실업인구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실업 대란' 가능성마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일자리 유지 및 창출에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도 초비상이 걸렸다.

◇취업문 완전히 닫혔다=불과 1년전인 2007년 12월만해도 취업자수가 26만8000명에 달했지만 지난해 고유가와 국제원자재값 상승으로 경제가 위축되면서 고용시장의 문이 좁혀지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고꾸라졌다.

경제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10월에는 9만7000명, 11월에는 7만8000명으로 두달연속 10만명을 밑돌았던 취업자수의 하강속도는 더 가팔라져 마이너스 1만2000명까지 떨어졌다. 취업자수가 줄어든 것은 2003년 말 카드대란 사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고용의 주체인 기업들이 경기 침체에 시달리면서 신규 고용을 할 수 없는 형편에 놓여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악화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제조업(-9만9000명)을 비롯해 도소매·음식 숙박업(-6만5000명), 건설업(-4만5000명), 전기·운수·통신·금융업(-3만6000명)에서 취업자수가 급감했다.

취업문이 닫힘에 따라 비경제활동인구도 전년동월대비 42만4000명이나 증가했다. 특히 취업할 의사와 능력은 있지만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구직단념자수가 14만7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만3000명이 증가했다. 반면 취업준비자는 1만1000명이 감소했다. 20대 취업자가 12만8000명이나 감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취업하기가 '바늘구멍 뚫기'처럼 힘들어지면서 아예 취업에 대한 희망을 잃은 젊은이들이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내일은 더 암울=고용지표가 경기에 후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고용전망은 암울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를 유지했지만 4분기부터는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올해 고용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 자명해 보인다.


경제가 회복한다고 해도 그 시점이 올해 하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이어서 올 한해 고용시장이 기지개를 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주무현 한국고용정보원 인력수급센터장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상반기에는 경제가 더 안좋아질 것이니만큼 취업자수는 갈수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규취업자도 문제지만 실업 공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3.3%로 전월과 동일했지만 이달들어 쌍용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정부도 건설·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을 본격화하는 등 실업자수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12월 실업급여 신청자수(9만3000명)는 전년동월보다 84.3%나 증가했다.

◇정부는 당혹=올해 경제전망에서 신규 취업자수를 10만명으로 잡았던 정부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 상태로는 10만명은 커녕 목표의 절반도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통계학적으로 경제성장률이 2%면 신규취업자 증가가 답보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취업시장이 활기를 띨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낮췄고 해외 투자은행들은 평균 0.8%로 보고 있다.

고용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 정부는 당초 16일로 예정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이날로 앞당겨 발표하기도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고용시장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실감하게 됐다"면서 "재정을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청년인턴 등 정부 차원의 일자리 창출이 효과를 발휘하면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