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증권 매각 '투트랙' 논란...법정 공방으로

더벨 문병선 기자, 민경문 기자 | 2009.01.14 13:59

우선협상대상자 계약 일방 파기.."상도의 무시" 비난

이 기사는 01월14일(13:5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유진기업의 유진투자증권 지분 매각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결정이 잇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르네상스 사모투자전문회사(PEF)는 유진투자증권 지분 매각과 관련해 매각자인 유진기업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해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먼저 이해관계가 얽힌 상장기업의 경영권 매각 딜이 공식·비공식 2개의 라인을 통해 '투트랙'으로 진행됐다는 의심이 나온다.

'투트랙'은 프라이빗 인수합병(M&A) 딜에서 언제든 가능한 전략이다. 하지만 대부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되면 접촉 라인은 하나로 모아지게 된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이후에도 비공식 라인을 통한 딜이 계속된다면 M&A '상도의'상 문제가 된다.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위배될 수 있다.

유진기업은 지난 12일 오후쯤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르네상스 사모투자전문회사(PEF)에 딜 무산을 통보했다. 시장에서는 가격이 맞지 않아 딜이 무산됐다는 정도로 이해했다.

그러다가 하루만인 13일 유진기업은 한국종합캐피탈에 유진투자증권 일부 지분(8.6%)만을 단순 매각키로 했다는 의외의 결과를 발표했다. 딜의 핵심이던 '경영권'은 쏙 빠진 채 전혀 다른 새로운 딜이 하루만에 생겨난 것이다.

유진기업 측은 르네상스PEF와의 협상이 무산되자 한국종합캐피탈 측으로부터 연락이 급하게 왔고 그때부터 협상을 했던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가격이나 매각조건은 12월말에 이미 끝난 상황에서 유진기업의 말 바꾸기가 계속 이어졌고, 결렬되자 마자 매각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한국종합캐피탈과 사전에 딜을 진행한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특히 요즘같은 불경기에 500억원의 자금을 하루만에 조달한다는게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지적이다.

매끄럽지 않은 부분은 또 있다. 유진기업은 매각 주관사였던 삼성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 측에도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통보 시점 역시 우선협상대상자에게 딜 무산을 통보했던 12일로 같다.

업계에선 매각주관사를 둔 상황에서 기존 협상자가 아닌 새로운 인수자와 딜을 맺을 경우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한 유진기업이 급하게 주관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매각주관사도 배제한 채 전혀 새로운 딜을 진행시킨 셈이다. 유진기업 관계자 역시 "주관사측에 새로운 인수자와의 딜 내용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이같은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공식 라인은 '전시용'이었고, 비공식 라인을 통한 딜이 계속 진행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그래서 투자자나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들러리'가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르네상스 PEF 관계자는 "매각 관련 제반 조건에 대해 서로 합의한 상황에서 성실하게 거래에 임했는데 유진기업의 갑작스런 매각 의사 철회 및 제3자로의 지분 매각 결정에 대해 매우 당황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선협상대상자가 절대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진기업의 일련의 행동은 신의 원칙에 어긋나고 선의의 입찰 참가자들을 기망하는 행위"라며"법적 대응을 포함한 다양한 대응책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매각 주관사를 맡았던 삼성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측은 '평판'을 의식해서인지 사실 관계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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