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FX마진 거래, 해외중개사만 잇속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 2009.01.14 11:56

美FCM, 국내독점으로 연 수백억 챙겨...업계 "제도 정비 시급"

최근 개인들 사이에서 환테크 수단으로 각광 받고 있는 FX마진 거래가 국부유출과 거래위험 논란에 휩싸였다.

관련 법상 국내 선물사들이 FX마진 거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해외선물중개회사(해외FCM)들과만 거래를 해야 하는 탓이다. 이 때문에 국내 선물사들은 현재 미국 FCM 한 곳과 집중적으로 거래를 하고 있고, 연간 수백억원의 리베이트(PIP, 금리 스프레드)를 지급하고 있다.

14일 증권 및 선물업계에 따르면 현재 FX마진 거래를 서비스하고 있는 국내 선물사는 외환, 우리, 한맥, KR, 현대, 유진선물 등 6곳이다. 부은선물도 오는 3월부터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국내 선물사들은 단순 위탁매매업자이기 때문에 FX마진 거래를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매매호가를 제시해주고 청산, 결제를 담당할 FCM을 둬야 한다. 일종의 거래소 역할을 하는 FCM은 그 대가로 FX마진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베이트를 받는다.

현재 국내 선물사들은 모두 미국 FCM들과 거래를 하고 있다. 선물거래법상 미국 선물협회와 일본 선물거래소에 등록된 FCM과만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FX마진 거래가 급성장하면 할수록 미국 FCM만 배 불리는 구조다.

실제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국내 FX마진 거래는 성장속도가 가히 폭발적이다. 지난해 1-10월까지 FX마진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265만 계약, 3996억 달러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무려 8.5배 급증했다.

FX마진 거래가 급성장하면서 국내 선물사들의 관련 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08회계연도 상반기(2008년 4월-9월) 국내 선물사들의 해외수탁수수료 수입은 37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1% 늘었다. 이중 FX마진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다. 국내 선물사의 수입 가운데 절반 가량을 미국 FCM이 가져가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연간으로 따지면 수백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국내 선물사들이 미국 FCM 한 곳과 거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환, 우리, 한맥, 현대선물 등은 'FXCM'이라는 미국 FCM과 거래를 하고 있으며 오는 3월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인 부은선물도 FXCM과 협상중이다. 총 7개사 중 5곳이 한 곳과 거래를 트고 있거나 준비 중인 것.

만약 금융위기로 미국 FCM 파산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국내 선물사들과 개인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 이미 A선물사는 최근 미국 FCM이 고객 돈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물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대부분의 국내 선물사들이 한 곳과 집중 거래하고 있어 카운터파트(거래상대방) 리스크에 노출된 상태”라며 “만약 리먼브라더스 사태처럼 미국 FCM이 파산할 경우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급성장하는 FX마진 거래의 국부유출과 거래위험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을 정비해 국내에도 FCM을 설립하거나 외국환업무가 취급하는 은행들이 관련업무를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관계자는 “국내 FX마진 거래는 아직 성장단계로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고 증권사들이 시장에 진출하면 성장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국부유출과 거래위험을 막고, 불법 유사거래들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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