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탕은 기본, 생계형 알바족이 늘어난다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09.01.30 04:09

[머니위크 커버스토리]취업대신 아르바이트 한다

“안정된 직장이 생기면 좋겠지만 쉽지 않더라고요. 좋은 일자리가 생길 때까지는 계속 아르바이트로 버티면서 지내야죠.”

해외 유학파인 정규리(29ㆍ가명) 씨는 대학 1학년 때부터 시작한 아르바이트를 아직도 계속하고 있다. 음대생인 정씨는 교수의 꿈을 위해 해외에서 석사학위까지 받았지만 학비 압박에 못 이겨 다시 귀국했다.

지난해부터 강단에 설 자리가 있는지 알아봤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 이전에 강사 자리가 생길까 기대하고 있지만 막상 강사로 채용되더라도 벌이는 막막하기만 하다.

채용될 경우 강의당 70만원으로 생활과 유학비용 마련을 위해서는 최소 3개 이상의 강의를 해야 한다. 그러나 실상 한개의 강의를 맡기도 쉽지 않다. 대부분 인맥을 통해 채용하다 보니 소심한 정씨에게는 일자리가 없다.

결국 정씨는 월 15만원을 받는 초등학생 피아노 방문 교사와 30만원짜리 중ㆍ고등학교 입시교사로 월수입을 250만원에 맞췄다. 정씨는 “한때 월 350만원까지 벌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경기가 나빠 벌이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취업주변인, 생계알바족

취업이 어려워지자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계를 꾸려나가는 '생계알바족'이 늘고 있다. 학원 아르바이트와 주말 예식 행사로 근근이 생활한다는 30세의 강모씨도 생계알바족이다. 그녀는 임용고사를 준비하며 학원 시간강사로 2년째 일을 하고 있다.

강사료는 100만원 남짓. 전임강사로 뛰면 공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주말에 종종 행사 도우미로 부족한 돈을 메운다.

33세의 김모씨는 주로 육체노동을 하는 생계알바족이다. 낮에는 배송일을 하고 밤에는 온라인 모객 알바를 한다. 주말에는 호텔에서 예식 아르바이트를 한다.


월수입은 210만원 정도로 적은 돈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다보니 힘에 부친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산다. 정직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하고 있는 김씨의 요즘 근황이다.

이들은 생계를 꾸리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하는 한편, 취업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며 기회를 엿본다는 점에서 취업을 포기한 '니트족'이나 '프리터족'과는 구별된다. 프리터족이 직업에 대해 자유로운 사고를 가졌다면 생계알바족은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를 선택했지만 끊임없이 취업을 꿈꾸는 집단이다.

◆고수익 알바에 몰린다

따라서 짧은 시간에 힘이 적게 들면서 수당은 많은 고수익 알바가 인기다. 취업포털 알바몬 관계자는 "장기근무나 높은 급여를 찾는 문의가 쇄도하고, 불황이라 비정규직 같은 아르바이트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남자들에게는 '마루타 알바'가 여자들에게는 '피팅모델'이 대세를 이루는 것도 고수익으로 생활비를 보전하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심지어 나이트클럽 '물갈이 알바'는 자리가 없을 정도다. 물갈이 알바는 나이트클럽에서 손님의 외모를 뜻하는 ‘수질’ 관리 차원에서 가짜 손님 행세하는 것을 말한다.

클럽의 여성 손님이 적거나 외모가 뛰어나지 않으면 남자손님이 줄어들기 때문에 웨이터는 전략적으로 여성 아르바이트생을 배치한다. 꽃이 있으면 벌이 모이는 것이 인지상정이듯, 알바생의 자격요건은 웨이터의 '눈에 차는' 외모다.

20대 중반의 한 여성은 “몇시간 공짜 술을 마시면서 원치 않는 부킹 몇번 하면 되는 손쉬운 알바”라며 “웨이터에 따라 다르지만 2시간에 4만~5만원 정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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