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실망, ETF로 투자자 몰린다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9.01.14 08:30

종목선정 어려워 ETF로 우량주 분산투자 효과 노려

회사원 박 모씨(28)는 얼마 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 계좌를 열었다. 지난 해 손실이 난 펀드 회복을 기다리기에는 너무 오래 걸릴 것 같고 개별 종목 투자는 자신이 없어 ETF를 선택한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ETF로 몰려들고 있다. 특히 지난 해 펀드 손실로 실망한 투자자들이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코스피200 ETF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자산운용협회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들어 12일까지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설정액은 2488억원 늘었다. 이 기간 순수 국내주식형펀드에선 1987억원이 순유출됐다. 현재 출시된 코스피200 ETF는 삼성투신운용의 코덱스200, 우리CS자산운용의 코세프200,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타이거200, 한국투신운용의 킨덱스200 등 4개다.

이 가운데 가장 거래가 많은 코덱스200의 경우 올들어 12일까지 거래량이 541만7000주로 집계됐다. 불과 7거래일만에 지난 해 최고치였던 12월 거래량(484만4000주)을 훌쩍 넘었다.

특히 이달 들어 코덱스200의 개인 비중은 전체 거래 가운데 83%로 급증했다. 증시가 급락하던 지난 10월 개인 비중(41.1%)이 기관(45.1%) 수준으로 높아지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그동안 ETF는 기관 및 외국인들이 차익거래 수단으로 주로 이용했다.

개인들의 ETF 투자가 급증하는 건 펀드에 대한 실망감과 종목 선정의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해 '반토막' 난 펀드가 속출하면서 대부분의 펀드 투자자들은 손실을 안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고수익을 누렸던 지난 2007년과 달리 올해 펀드 기대수익률은 10~20% 수준. 펀드가 원금을 회복하기까지 기다리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것도 쉽지 않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개별 재료에 의존해 유망 종목을 고르는 건 리스크가 크다.

반면 코스피200 ETF를 사면 우량주 200개에 동시에 투자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게다가 환매수수료가 없고 주식과 달리 매도시 0.3%의 거래세가 면제돼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발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사봉하 삼성투신 ETF 팀장은 "최근 주식이나 펀드 투자로 큰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들이 거래가 쉽고 비용이 저렴한 ETF를 대안으로 찾는 일이 늘고 있다"며 "ETF는 지수의 흐름만 보면 되기 때문에 개별 종목 투자시 선행돼야 하는 회사의 재무제표 분석과 같은 복잡한 과정이 필요없는 게 매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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