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대한항공 사장 "부산에 얼마나 잘했는데"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 2009.01.14 08:30
'우리가 얼마나 부산에 잘해줬는데 너무한 것 아니냐. 공무원까지 나서 에어부산을 지원하니…'

지난 11일 '아소 타로 일본 총리 초청 경제4단체 오찬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난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사진)은 부산지역 저가항공사인 에어부산 질문에 부산시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에어부산은 부산시와 부산지역 상공인들이 주축이 돼 2007년 8월 ‘부산국제항공'으로 출범했다. 이어 지난해 2월 아시아나항공이 대주주로 참여하면서 ‘에어부산'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든든한 후원자가 있다 보니 에어부산은 출발부터 남달랐다. 지난해 10월 27일 김해공항에 열렸던 에어부산 취항식에는 허남식 부산시장을 비롯해 신정택 부산상의 회장 등 부산시 관련 내빈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참석했던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취항식의 규모나 참석자의 면면에서 다른 저가 항공사와는 확실히 달랐다”면서 '부산시와 공항공사가 에어부산을 왠지 밀어주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후에도 부산시와 부산상의 등의 지원은 계속됐다. 기업체 임직원에게 최대 15%까지 할인혜택을 주는 에어부산의 기업 우대 프로그램에는 부산지역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천 에어부산 사장도 '최근 부산에 기반을 둔 기업이나 르노삼성차 등 많은 기업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에어부산은 지난달에 취항한 부산-제주 노선에서 탑승률 1위를 보이는 등 놀라운 실적을 내고 있다. KTX는 물론 대한항공, 진에어 등과 경쟁 중인 김포-부산 노선의 탑승률도 50% 넘어서는 등 순항 중이다.


여기에 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의 정비, 운항시스템 및 전문 인력을 활용해 다른 저가항공사는 물론 대한항공과의 경쟁에도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에어부산의 당찬 행보에 진에어를 지원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사장은 '대한항공도 밀리게 생겼는데 누굴 도와주나'며 '에어부산 지원에 대해 부산시에 항의했더니 오해라면서 말끝을 흐리더라'며 쓴웃음 지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우리도 이제 부산이 없어도 상관없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대한항공의 저가항공사인 진에어는 본사를 올해 안에 인천으로 옮기기로 했다.

진에어는 인천지역 상공인들의 항공가격 할인 등 서비스를 강화해 지역항공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인천시의 지원을 등에 업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진에어의 한 관계자는 '12일 있었던 김포-부산 취항식에도 부산시 관계자들은 에어부산과의 관계로 초청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인천시가 잘 도와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천시의 '진에어'와 부산시의 '에어부산' 간의 경쟁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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