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 "우리가 역샌드위치 모델"

제주=강기택 기자 | 2009.01.14 10:49

美 밥캣 기술력+中 두산공정 저비용=세계시장 장악

“노력해서 1위를 꼭 달성하겠다”(리용지 산동영홍기계유한공사 동사장), “1등은 당연히 달성해야 하는 목표다”(양이화 무한천리마기계 동사장) “신심을 갖고 1등을 해 내겠다”(탄리샤 성도옥특공정기계 총경리)

지난 13일 오전 9시30분 제주도 신라호텔.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법인인 두산공정기계의 대리상(딜러) 신년회가 열렸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 전역의 대리상을 불러 모아 격려하고 응원하는 자리를 가졌다. 대리상들은 올해에도 변함없이 1위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일본 등 선진국에 제품에서 밀리고 중국과 같은 신흥국에 가격경쟁력이 딸려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이른바 ‘샌드위치론’이 득세하고 있지만 적어도 중국 굴삭기 시장에서만큼은 이 같은 공식은 통용되지 않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999년 한중 수교로 중국의 문이 열리자마자 누구보다도 앞서 중국으로 달려갔다. 1994년에는 옌타이에 생산법인인 두산공정기계를 설립하고 굴삭기 생산라인 건설을 시작, 1996년 6월부터 양산ㆍ판매에 들어갔다.

시작은 캐터필러, 고마쯔, 히타치 등 세계 최고의 건설중장비 기업들보다 늦었지만 성장은 빨랐다. 1997년 234대에 불과했던 굴삭기 판매는 지난해 1만2101대로 늘어났다. 10여년만에 50배가 증가했다. 중국 굴삭기 업계 최초로 누적판매도 6만대를 돌파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철저한 현지화 및 차별화 전략을 구사했다. 두산공정기계는 100% 단독으로 투자한 회사지만 ‘중국기업다운 회사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출범 당시부터 현지화를 추진했다.

선진국보다 3~4배 가혹하게 하루 20시간 이상을 사용하는 중국의 굴삭기 환경에 맞춰 중요 부품의 내구성을 대폭 강화한 중국형 장비를 선보였다. 중국의 특수지형을 겨냥해 고원지역 전용 굴삭기, 동북지역 혹한용 굴삭기 등을 속속 개발, 시장을 공략했다.


기존 업체와의 차별화된 이미지 부각을 위해 중국시장 최초로 할부 판매 및 A/S개념을 도입하고 전국적인 영업 및 AS망을 구축했다. 그 결과 현재 중국에서 가장 많은 영업 및 AS망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24시간 이내에 A/S를 보증하는 제도를 실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1-2-1' AS시스템으로 진화시켰다. 고장신고가 들어오면 1시간 내에 회신하고 2시간 내에 도착해서 1일 내에 해결하는 A/S시스템이다. 3800명의 AS직원들이 이 시스템을 뒷받침한다.

장윤조 두산공정기계 상무는 “장비가 고장 나서 서 있으면 그대로 돈을 날리는 것”이라며 딜러가 해결을 못하면 본사 직원이 비행기를 타고 가서 수리해 줄 정도로 신경을 쓴 것이 통해 중국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가 됐다”고 말했다.

두산은 이 같은 굴삭기 시장에서의 여파를 몰아 밥캣 제품도 올해 중국에서 본격 판매한다. 리용지 산동영홍기계유한공사 동사장은 “밥캣 제품군이 다양해 AS망을 한층 강화한다면 판매에 시너지가 생길 것”이라며 “전년 대비 더 좋은 실적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취를 바탕으로 두산인프라코어는 향후 밥캣의 기술력과 두산공정기계의 저비용를 결합해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뿐만 아니라 선진국 시장까지도 가격과 품질경쟁력으로 점유율을 더 늘려나갈 방침이다.

김병수 두산 전무는 “두산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M&A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중국과 루마니아 등지에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며 "원가 경쟁력을 갖추는 글로벌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샌드위치 상태를 극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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