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대망론..부양책 가시화돼야 유동성랠리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 2009.01.12 09:58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보기]<19>지난주말 주가 하락 원인이 고용악화?(3)

편집자주 |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허접한 상상

최근 MMF(Money market fund)로 많은 돈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가만히 관찰을 해보니 지난 11월 이후로 참으로 많은 돈들이 모이고 있다.

그 이유가 뭘까?

정부가 은행들에게 화가 났는지 하필이면 1월 23일까지 구조조정 대상기업 선정을 하겠다고 한다. 그날을 전후로 시장은 한바탕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구조 조정에 대한 대상기업 선정을 마치고 나서 곧장 1월 말까지 은행들의 자산건전성 시한이 온다.

그러니까 퇴출되는 종목을 결정하고 나서 그에 대한 부담이 가장 커지는 시기에 은행들은 BIS 비율에 대한 기준을 맞추어야 한다.

화불단행...은행 창구에서는 언제나 고객들을 밝은 웃음으로 맞이하겠지만 사실 속을 볼 수 있다면 은행들은 지금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1월말의 자산 건정성을 맞추기 위해서 11월부터 은행들은 준비를 시작했다. 아마도 은행에서 일등급의 신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후순위채를 사달라는 전화 한통씩은 모두 받았을 것이다.

한 번에 발행해서 안되니까 한 번 더 발행한 회사도 있다. 아무튼 1월 말에 있을 중요한 이벤트를 위해서 은행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그만큼 출혈도 컸을 것이다.

최근에 후순위채를 많이 발행을 해 놓고 금리가 화끈하게 떨어져버렸다. 자칫 역마진이 생길 판이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발행한 후순위채의 경우 만기가 5년 정도가 되는 것 같고 이자율은 7.5% 이상에 발행을 했는데 지금 주택 담보의 기준이 되는 CD91물 금리는 급한 조정 중에 있다.

지난주 목요일 하루에 67BP나 한꺼번에 하락한 CD 금리는 시장의 기대치를 뒤집고 한국은행이 50BP만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7BP가 추락해서 3.18%로 마감했다. (물론 기업은행의 낙찰가가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물론 전체 조달금리가 7.5%는 결코 아니고 후순위채는 아주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은행들이 느끼는 압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일 것이다.

아무튼 후순위채를 잔뜩 발행해 놓았다고 하지만 그 돈을 지금 당장 기업들에게 빌려줄 수 없다. 1월말로 예정되어 있는 BIS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 이 돈들을 운용하지 못하고 그대로 MMF 시장에 둔 것이 100조원에 가까운 부동자금이 생긴 것이다.

지난 해 11월 말 MMF 잔고는 83조였던 것이 12월말 90조가 되었고 단 6일 동안 또다시 100조가 되었다면 올해에는 하루에 또박 2조가 넘는 돈들이 MMF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이 부동자금은 1월말까지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정부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왜 23일로 정한 기업들의 퇴출기준에 이어서 단 일주일만에 은행들의 자산건전성 확보 기한으로 잡았을까?

그 의도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사건 자체가 잘만하면 유동성 랠리를 가져오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만약 특별한 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MMF에 모여있는 100조에 달하는(아마도 월말까지 더 늘어날 것이다.) 이 돈들은 1월말까지 자산건전성에 대한 기준을 충족시킨 이후 어디론가 다시 재투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7.5%를 꼬박 5년간이나 물어줘야 하는데 이 돈을 이자율이 훨씬 더 낮은 MMF에만 영원히 묻어둘 수는 없는 입장이지 않겠는가?

이 돈 들이 물론 함부로 주식 시장에 투자된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기업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상당한 부분 다시 자산부채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동종의 비슷한 채권을 사려할 것이다. 즉, 7.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가진 기업들에게 그 이상의 금리를 받고 자금을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곳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그나마 고금리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다른 회사채 장기물에 투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이런 일은 2월 초에 신속하게 진행될 공산이 크다. 일단 돈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당장 회사채 수익률은 내려갈 수 있고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될 수 있기 때문에 금리가 더욱 내려가기 전에 남들보다 먼저 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에 채권 값은 급하게 오르게 되고 그로 인해 채권의 매력도가 상실되며 일드갭은 급격하게 높아질 것이다.

일드 갭의 호전은 주식 시장에 대한 매력도를 증가시키게 되며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라는 물꼬를 트게 된다.

이런 예는 미국에서도 지난 해 말에 비슷한 상황이 전개 되었던 적이 있었다.

연준리에서는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은행들은 12월 말로 예정되어 있었던 지금 준비금을 위해서 돈들을 몽땅 단기 국채로 운용하게 되면서 국채 금리는 3개월물이 제로까지 내려가는 일이 있었다.

이는 필자가 예상 했던대로 12월이 지나고 새해가 되자마자 국채 금리는 급격하게 상승했고 이들로부터 빠르게 빠져나온 자금들은 신용물로 들어가게 되면서 신용 스프레드를 낮춘 적이 있다.

신용스프레드를 낮추면서 1월 첫 거래일 다우지수는 3% 가까운 급등을 한 적이 있다. 물론 그 이후 잘 나가던 주가가 오바마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가를 다시 끌어내리기는 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 효과를 더욱 강화시킬만한 일이 또 있다. 바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가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지난 주 한국은행은 50BP의 금리인하를 했다. 이제 우리의 정책금리는 2.5%에 지나지 않는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우리나라의 금리는 2% 미만으로 내려갈 경우 자칫 유동성 함정에 빠질 우려가 있다. 아무리 내려 봐야 1.75% 미만까지 내리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무튼 제로금리는 우리나라는 안된다.

그렇다면 지난 주에 한국은행에서 50BP만 금리를 내린 것은 이다음 금리효과를 더욱 극대화시키기 위한 사전 포석일 수도 있다.

아마도 다음 번 금통위에서 한 번 더 금리를 내리게 될 경우에 우리나라는 거의 금리 수준 밑바닥에 도달하게 된다. 그럼 기업들은 이제 금리는 다 내려왔다고 생각할 것이다.

금리가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면 기업들은 동물적 감각으로 투자를 시작한다.(물론 시장에 대한 신뢰가 살아야만 한다.) 기업들이 투자를 시작하면 빨리 유동성랠리를 앞당길 수가 있다.

선진국도 아니고 기본적인 GDP 성장률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보다 더 낮은 금리는 오히려 위험할 수가 있기 때문에 적어도 상반기 안에 우리네 금리는 최저금리 수준에 도달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책금리의 하락과 더불어 MMF의 큰 자금이 순식간에 회사채 시장에 유입이 된다는 가정이 성립하게 되며 이 정도의 폭발력이라면 잘하면....유동성 랠리라고 하는 커다란 장약에 뇌관으로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리해보자. 물론 위 가정은 오바마의 경제팀과 의회가 어느 정도 한 달 안에 협상을 마무리 하고 2월 초에는 뭔가 가시화되는 부양책의 윤곽이 드러나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미국이 하락하는데 우리만 독야청청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2월이 되면...

그동안 MMF 속에 갖혀 있었던 거대한 단기 부동자금이 회사채로 몰리게 되어 신용스프레드를 낮추게 될 것이다.

그와 동시에 금통위의 정책금리의 인하가 시장에 유동성랠리를 이끌 수 있는 뇌관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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