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씨티 '내보내고, 팔고'...안간힘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9.01.10 08:37

루빈사임·스미스바니 매각추진..해외자산 매각 등 이어질듯

명실상부한 '세계최대 금융그룹'에서 '구제금융 지원대상'으로 추락한 씨티그룹이 정상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0년간 씨티그룹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위상을 유지해온 로버트 루빈 선임고문을 내보내고, 핵심자산 중의 하나인 주식 브로커리지 사업부문 스미스바니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 높은 해외 자회사 매각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등 생존을 위한 '환골탈태'를 추진하고 있다.

◇ 스미스바니, 결국 모간스탠리로 품으로?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이날 씨티와 모간스탠리가 양사의 주식 영업부문을 떼내 합작회사를 만드는 것을 논의중이라고 보도했다.
CNBC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 양사의 합작은 사실상 씨티그룹이 주식 영업부문인 스미스바니를 떼내 모간스탠리에 매각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모간스탠리는 더 많은 지분을 갖는 대신 씨티 측에 일정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간스탠리는 주식추가 매입 옵션을 보유, 궁극적으로 합작회사의 지분 모두를 인수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만1000명의 주식영업 인력을 보유한 모간스탠리는 스미스바니의 인력 8000명을 합칠 경우, 메릴린치를 합병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를 제치고 미 최대 증권중개 회사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씨티의 스미스바니 매각설은 지난해부터 월가에서 제기돼 왔지만 지난해 11월 비크람 팬디트 회장은 매각설을 공식 부인한 바 있다. 팬디트 회장은 당시 사업분할 계획도 없다고 못을 박았다.

◇ 추가 상각 우려 지속..멕시코 자회사 등 매각 1순위 전망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씨티는 지난해 200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하고 재무부로부터 총 450억달러의 '부실자산 구제프로그램(TARP)'자금을 지원받았다.
지분 7.8%로 1대주주가 된 재무부는 이후 씨티의 자산 인수 및 매각을 포함한 주요 의사결정에 깊숙히 개입하고 있다. 3000억달러가 넘는 씨티의 자산에 대해 보증까지 제공한 미 정부로서는 그룹 정상화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자금 지원 이후에도 추가 부실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오펜하이머의 금융담당 애널리스트 메리디스 휘트니는 최근 보고서에서 4분기에도 미국 은행권은 총 440억달러의 대손상각 및 충당금 설정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에서는 스미스바니 외에 씨티가 '돈되는 자산'을 추가로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룹의 '캐시 카우(cash cow)' 역할을 하고 있는 멕시코의 그로포 피낸시에로 바나멕스가 대표적인 매각 후보로 꼽힌다. 이 경우 해외 소매 영업 금융망이 전혀 없는 J.P 모간이 가장 관심을 가질 것으로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 루빈 사퇴도 경영진 구조조정 '상징'

팬디트 회장은 연초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을 포함한 경영진이 2008년 보너스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혀 경영진 역시 구조조정 대상에서 예외가 아님을 강조한바 있다.

사퇴압력에도 불구, 자리를 지켜온 루빈 선임 고문이 결국 물러나기로 결정한 것도 그만큼 씨티그룹이 처한 상황이 긴박하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CNBC는 분석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말 이후 3500억달러의 1차 TARP자금을 동원, 금융기관 주식 을 매입했다. 정부 자금을 지원받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경영진에 대한 보수제한 등 부실경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