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銀 묘한 CD발행여파? CD금리 또 하락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9.01.09 17:22

9일 CD금리 추가 하락… 운용사 활용한 정부 '입김'설도

정부 입김인가, 우연인가.
MMF 로 거대자금이 유입된 가운데 8일 기업은행의 양도성예금증서(CD) 1500억원어치가 절묘하게 발행된 것을 놓고 증권가의 추측이 무성하다. 9일 국고채 등 다른 채권금리가 오르는 와중에서도 3개월물 CD금리는 0.07%포인트 추가하락, 3.18%로 마감했다.

8일은 대통령 주재로 첫 워룸회의(비상경제대책회의)를 한 날인데다, 한국은행 금통위를 하루 앞둔 날이다. 게다가 낙찰된 금리도 다른 시중은행보다 1.00%포인트 이상 낮다. 이 때문에 전체 CD 금리 하락을 유인키 위해 정부가 '입김'을 넣어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CD금리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린 것 아니냐는 것이 채권시장 의심이다. CD는 은행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역할해 그 수준이 가계 이자부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 본부장은 "이날 4개의 자산운용사에서 기업은행의 CD를 매수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정부의 자금을 위탁 운용한 곳에서 낮은 금리에 매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8일 기업은행의 CD 1500억원어치는 2.90%에 전액 낙찰됐다. 이는 전일 CD 금리(증권업협회 기준) 3.92%보다 1.02%포인트나 낮은 금리다. 기업은행의 CD나 은행채는 정부의 보증이 들어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일반 시중 은행보다 보통 0.13~0.18%포인트 가량 낮은 금리로 거래돼 왔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이날 시중은행의 CD 금리 마감가가 3.25%였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기업은행 CD는 대략 3.07~3.12%에 거래됐을 것이란 게 채권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결국 보수적인 잣대로 평가해도 기업은행의 CD는 평소보다 적어도 0.20%포인트 이상 낮은 금리로 체결된 셈이다.


또 종전에 발행한 기업은행 CD 금리와 비교해도 금리 폭이 많이 차이 난다. 기업은행은 작년 12월23일 CD 500억원을 3.98%에 발행한 바 있다. 기업은행의 CD 금리는 한 달도 채 안 돼 1.08%포인트나 급락한 것. 기업은행의 CD 발행이 마무리되자 이날 시중은행의 CD 금리는 전날보다 0.67%포인트 하락했다.

한 채권 관계자는 "MMF의 은행별 편입비중은 5%로 제한돼 있는데 기업은행이 최근 CD 발행을 안했기 때문에 (기업은행 CD를)매수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며 "하지만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금리 수준이 평소보다 지나치게 낮아 금리 하락을 원하는 정부의 간접적인 지원이 있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기업은행측은 이런 추측에 대해 부인했다. 기업은행 자금팀 관계자는 "CD는 은행의 자금 상황에 맞춰 발행했을 뿐이고 돈이 몰리고 있는 MMF에서 마땅히 운용할 곳이 없자 매수세가 몰려 금리 하락을 유도했다"며 "6개월짜리 중금채도 3% 금리로 발행했기 때문에 CD 금리가 이보다 낮았던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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