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기준금리 추가 인하 시사

머니투데이 박상주 기자, 황은재 기자 | 2009.01.09 12:45

[모두 발언 및 일문일답]작년 4분기 성장 큰 폭 마이너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9일 기준금리의 추가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실질금리가 이미 마이너스(-) 수준으로 내려감에 따라 추가인하 여력이 많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설명회에서 "작년 4분기에 전기 대비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함에 따라 올 경제활동에 매우 나쁜 한 해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경기는 4분기 들어와 급속히 위축되고 있고 내수가 매우 부진한 데다 수출도 큰 폭의 감소를 나타내고 있다”며 “설비투자도 업황이 나쁘고 수출이 안되기 때문에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지금 기준금리(2.50%)는 이미 기대인플레이션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내려갔음을 지적한 것으로, 추가인하 여력이 크게 줄었음을 의미한다.

이와함께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심리가 상당히 커 금융 기관들이 자금 운용을 상당히 신중하게 하고 있어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들은 자금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모두발언 및 일문일답 전문이다.

[모두발언]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한은 기준금리를 그 동안의 3%에서 0.5%포인트 내려서 2.5%로 운용하기로 했다. 최근의 경제 상황을 보면 국내 경기는 4분기 들어와서 급속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 투자 같은 내수가 매우 부진한데다가 수출도 큰 폭의 감소를 나타내고 있다. 물론 이렇게 소비가 부진한 것은 고용사정도 점점 나빠지고 있고 주가라든가 부동산 같은 자산 가격도 상당히 많이 떨어졌고 그런 것들이 심리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설비투자도 업황이 나쁘고 수출도 안되기 때문에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출이 지난 몇 달째 감소를 하고 있는데 선박은 워낙 장기 주문을 받아놓아서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반도체나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수출품목들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물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어서 지난 12월에는 1년 전에 비해 4.1%를 보였다. 주로 석유류 가격이 급속히 내려간 데 도움을 받고 있다.

금융 쪽을 보면 그 동안 환율이나 주가가 매우 불안정했지만 12월 들어오면서 그 불안정이 조금 완화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고, 또 한은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함에 따라서 각종 장단기 시장금리도 상당히 크게 내렸다.


그렇지만 지금 금융시장에서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심리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이 자금 운용을 상당히 신중하게 하고 있어서 은행 대출도 그렇고, 또 기업어음이나 회사채 발행 같은 것도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들은 자금 조달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사정을 배경으로 해서 이번 달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렸다.

앞으로 우리 경제상황을 보면 우선 세계경제가 아직 뚜렷한 개선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주요 예측 기관들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대부분 1%대로 크게 하향조정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유럽, 일본 같은 큰 선진국 경제는 거의가 금년에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나머지 신흥시장국이나 개도국의 성장률도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보이고 있다.

세계 교역도 증가율이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영향을 받아서 지난 4분기에 GDP 성장률은 3분기보다 GDP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기비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금년에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률도 점점 전망 숫자가 더 하향 조정되는 추세에 있다.

금년의 물가 쪽을 보면 작년의 중반에 높았던 원자재가격, 그리고 작년 중에 크게 상승한 원화환율 이런 것의 영향이 남아있기 때문에 금년 상반기까지는 물가 상승률이 그렇게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12월 4.1%에서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금년 중반을 넘어가면서 하반기에는 그런 요인이 사라지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이 상당히 빨리 떨어져서 연말 즈음에는 우리가 목표로 하고 있는 물가안정목표 하단(2.5%)까지 급속히 떨어질 수 있다. 그것은 물론 내수도 좋지 않고 수출도 좋지 않고 국내 수요가 특히 취약할 것으로 보는 데 기인한다.

그래서 앞으로 통화정책은 지금 지난달까지 네 번에 걸쳐서 기준금리를 2.25%포인트 내렸고, 이번에 0.5%포인트 내렸고 단기간에 기준금리를 크게 조정했다. 시장금리가 거기에 따라 오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다. 신용위험이 별로 없는 국채와 은행채 금리는 빨리 내려왔고 CD금리도 빨리 내려왔고 회사채와 CP금리가 빨리 내려오지 않았다. 시장금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관찰을 해가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는 것을 완화하는데, 그리고 금융시장이 하루속히 안정을 되찾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생각이다.

[일문일답]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가능한가? 추가적인 유동성 확대 조치가 나올 수 있는가?

▲정책을 매월 결정하는 사람에게 지금 단계에서 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물론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그런 것은 시점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3% 정도로 본다면 지금 기준금리는 이미 기대인플레이션보다도 낮은 그런 수준으로 들어갔다. 그런 점을 우리가 고려는 해야 한다고 본다.

또 한편으로는 좀 전에 말씀 드렸던 대로 금년의 경제상황이 수출이나 고용으로 보거나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게 1980년과 1998년 말고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기억은 별로 없다. 196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한 이후로 말이다. 작년 4분기에 전기대비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는 것은 경제활동에 매우 나쁜 한 해로 보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