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미네르바 있다" 아고라 논란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 2009.01.09 09:21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의 체포소식에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경제토론방이 들끓고 있다. 이곳은 미네르바가 약 100여편을 글을 남기며 활발하게 활동했던 주무대였다.

네티즌들은 미네르바로 추정되는 박대성씨(30·무직)의 진위여부와 체포 정당성에 대해 논쟁을 펼치고 있다.

우선 미네르바의 경제적 예측력에 신뢰를 보냈던 네티즌들은 "체포된 박씨가 진짜 미네르바가 아니다"는 주장을 폈다.

지난해 11월 21일 '내가 아는 미네르바 K'라는 글로 미네르바의 정체를 암시했던 'readme'는 9일 새벽 '나는 알고 있다. 미네르바가 아니라는 것을'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전 글에서 자신을 경제학 교수라고 밝혔던 그는 "미네르바는 자신의 모교 동기이며, 오랫동안 해외에서 일한 후 대한민국 재계 유명인이 됐다. 막대한 재력을 가졌고, 큰 영향력을 휘두를 수 있는 자리에 있다. 존경받는 기업인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체포된 박씨가 30세 무직 남성임으로 밝혀지자 그는 "어느 불쌍한 젊은이 P가 미네르바로 날조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마 고문이나 회유를 통한 단순한 자백, 자백조차도 불필요한 사치에 불과할 초법적 삼류 시나리오에 따랐을 것"이라며 "빵(감방)에서 한 1년쯤 지내다가 조용해질 무렵 미국유학 정도의 먹이가 청년에게 던져질지 모르겠다"는 추측을 내놓았다.


또 "미네르바 K가 대한민국에 이바지한 공로는 모든 경제인이 그에게 갚아야 할 빚"이라며 "미네르바에게 너희의 더러운 손을 대지 말라"고 호기롭게 경고하기도 했다.

이 글이 올라오자 네티즌들은 과거 미네르바의 글을 다시 올리며 '짝퉁 미네르바 조작설''음모론'을 제기했다. 네티즌들은 "저 방대하고 자세한 정보를 경제 전문서적으로 공부하고 인터넷기사를 짜깁기해서 쓸 수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전문대를 졸업한 비전공자가 쓸 수 있는 수준의 글이 아니다"고 두둔했다.

반면 "검찰이 허술하게 수사를 했겠느냐"며 검거된 사람이 미네르바가 확실하다고 반박하는 의견도 나왔다.

미네르바의 전문성에 의혹을 제기하며 "리먼 브러더스 부도설은 예전부터 여러 웹사이트에서 나온 얘기다. 미네르바가 풍부한 정보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엔 부족하다""주가 500설과 9월 위기설은 보기 좋게 틀렸고, 오히려 파급력 있는 미네르바의 글로 영향을 받아 지표가 더 흔들린 것이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또 "반 MB정서에 눈이 멀어 조작설이 나온 것이다"는 의견도 올라왔다.

한편 체포된 30세 박씨가 미네르바라는 전제하에 그의 천재성에 혀를 내두르는 네티즌도 많았다. "전문대졸에 비전공자라는 것이 더 쇼킹하다. 이런 천재가 한국에서는 전문대란 간판 때문에 바보 취급을 당해야 하는 현실이 웃기다""책과 신문으로 국내 경제까지 꿰뚫어 보는 능력은 한국의 노벨상감이다"라는 평가도 나왔다.

체포된 박씨에 대해 동정여론도 불거져 나왔다. 일부 네티즌들은 "미네르바는 아고라가 만든 죄인이다. 서른살 백수에 경제학 비전공자가 그런 글을 올리려면 나름대로 얼마나 고생하며 책을 뒤졌느냐. 네티즌들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며 연민의 시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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