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낙관에서 다시 경계태세로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9.01.09 08:01

경기ㆍ실적 우려 부각...연초 강한 랠리 둔화될 듯

미국발 대규모 감원 소식과 옵션만기일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을 감안하면 지난 8일 코스피시장은 나름대로 선방했다. 우려했던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도 1300억원대에 그쳤다. 덕분에 코스피지수는 1200선을 지켜냈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0.31% 하락했지만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0.34%, 1.12% 상승했다. 월마트를 비롯한 소매업체들의 부진한 실적과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감세안이 충돌하는 모습이었다.

우리 증시는 1200선을 지켜낼 수 있을까.

일단 오늘(9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 확실시된다. 50bp 인하가 컨센서스이고 그 이상 인하할 가능성도 시장은 염두에 두고 있다. 전일 CD 금리 급락 등 채권시장은 이미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리인하는 분명 증시에 호재다. 하지만 금통위의 이번 금리인하로 인해 추가적인 금리인하의 여지는 그만큼 줄어든다는 점에서 고민거리다. 또 금리인하는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외국인의 매매패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게다가 금리인하 호재는 증시에 어느 정도 선반영됐다. 실제로 8일 코스피지수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업과 건설업은 소폭이나마 상승했다. 유럽증시도 영란은행(BOE)이 기준금리를 1694년 창설 이후 최저수준인 1.5%로 0.5%포인트 인하했지만 이틀째 급락했다.

증시는 또 실물경기 악화를 보여주는 각종 지표에 직면을 앞두고 있다. 이미 사상 최대폭의 민간고용 감소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9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12월 실업률도 큰 폭의 악화가 예상된다. 매달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어 미국의 실업률은 7%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고 올해 중 8%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의 상승은 민간소비의 악화를 의미한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고 90년대 이후 실업률과 다우지수의 움직임은 뚜렷한 역관계를 보여왔다.

유가는 최근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영향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사흘째 내리막을 걸으며 배럴당 41달러선으로 내려앉았다. 유가의 향방은 향후 글로벌 경기 전망과 위험자산으로서의 자금 이동 여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또한 증시에 부정적인 신호다.

게다가 다음주부터는 본격적인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시작된다. 이미 알코아와 인텔이 부정적인 실적을 예고하면서 어느 정도 주가에 선반영되기는 했지만 8일 미국시장의 소매업체 실적발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증시 상승을 억누를 요인임은 분명하다.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 편입 비중 정상화 과정이 아직 진행중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당분간 좀 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연초 보여줬던 증시의 강한 상승 움직임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급격하게 낙관으로 흘러갔던 투자심리를 다시 경계 태세로 조금은 옮겨올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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