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에너지로 미래 희망의 열매를 키웁니다"

머니위크 이정흔 기자 | 2009.01.18 04:31

[머니위크]인터뷰/ 김병균 그린에너텍 대표

그의 변신은 끝이 없다. 그는 코리아헤럴드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재무부 장관 비서관으로 변신한 뒤 경제기획원 심사평가국장, 공정위 상임위원 등을 거쳤다.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으로 금융권으로 옮겨 온 그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대한투자증권(현 하나대투증권)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그런 그가 60세가 넘은 나이에 다시 한번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 지난해 4월 대체에너지 전문업체 그린에너택의 대표가 된 것이다. ‘벤처 기업의 수장으로 네번째 변신에 성공한 지 1년. 그린에너텍 김병균(62) 대표를 만나 그의 새로운 도전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 새로운 도전

“처음엔 반대도 많았습니다. 대형 금융회사의 CEO로 퇴직했으니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누릴 수도 있는데 왜 굳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느냐는 거였죠. 그것도 낯선 분야로 말입니다.”

그린에너텍은 자트로파라는 작물을 재배, 바이오 연료 에너지를 생산하는 신재생 에너지 전문기업이다. 금융업계에서 오랫동안 몸담아 왔던 그가 돌연 환경 에너지 사업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정부에서 근무하던 시절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과 연구 업무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벤처산업의 미래 전략> 같은 책도 낼 만큼 벤처기업에 대해 관심이 많았죠. 제가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노하우나 지혜를 풀어놓을 수 있는 기회를 이제야 찾은 거나 마찬가지죠.”

김 대표는 “오랜 경험 끝에 미래를 이끌어 갈 성장 동력사업으로 에너지사업과 1차 산업, 즉 농업이라는 판단이 섰다”며 “이 두가지를 모두 연결하는 사업을 찾다 보니 ‘자트로파’가 딱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한다.

“자트로파는 열대지방에서 울타리 용도로 쓰이는 나무입니다. 그런데 이 열매의 검은 씨앗은 36~40%가 기름입니다. 지금의 경유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인 거죠. 주로 농기계나 중장비 등에 쓰입니다. 기름을 짜고 난 찌꺼기는 유기질 비료나 연료로도 쓸 수 있습니다. 자트로파의 잎은 변비나 말라리아 같은 의약품 제조에 쓰이기도 하죠. 여러 가지 다양한 용도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버릴 게 없는 나무입니다.”

자트로파는 40~50년 동안 자라는 나무다. 경제성을 획득할 때까지 5~7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만큼 오랜 시간 공을 들이고 꾸준히 투자해야 성과를 볼 수 있는 사업인 셈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5월 사업 시작과 함께 캄보디아로 건너갔다. 캄퐁톰주에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국유지 1000ha를 임차, 자트로파 1차 시범경작에 들어갔다. 현재는 인근에 추가로 9000ha의 땅을 90년 임차하는 작업을 진행, 거의 완성단계에 와 있다. 이렇게 재배된 자트로파는 향후 사료는 국내로 갖고 들어와 유통하고, 원유는 국내 시장보다는 인근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 더욱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자트로파를 본격적으로 재배하기에 앞서 땅을 비옥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만큼 현재는 콩이나 옥수수를 선작하는 중”이라며 “본격적인 자트로피 경작은 올 2월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5년 뒤를 보고 투자하는 사업”이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 희망이 묻어났다.


◆캄보디아의 가능성에 미래를 걸다

그는 2007년까지 대투증권의 상임고문으로 일하면서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진출과 관련해 계속 기회를 타진해왔다. 실제로 그때 업무나 회의를 진행하며 캄보디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가의 관료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았다고 한다. 그는 “단지 친분을 말하는 것만이 아니라 이미 여러 해 동안 캄보디아를 다니며 그 사람들의 문화나 예절 등을 익힐 수 있었던 것이 특히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현지 농민들과의 유대관계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해 5월 농장 개장식 때는 동네 사람을 모아 돼지를 잡고 우리의 전통 놀이인 지신밟기를 하는 등 한바탕 마을 축제를 벌이기도 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나무를 재배하는 농업 산업인 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비옥한 옥토와 현지 농민들의 협조”라며 “캄보디아는 전통적인 농업 국가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순박해 우리의 옛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고 남다른 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금 캄보디아를 보면 우리나라 1970년대의 새마을 운동이 생각납니다. 그만큼 산업 발전에 대한 열망이 높고, 가능성도 많은 나라죠. 지난 3년 동안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으니까요. 우리나라는 캄보디아하면 ‘앙코르와트’ 사원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자세히 알기만 한다면 앞으로 10~20년 동안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나라입니다.”

그는 이 사업을 발판으로 보다 원대한 꿈을 설계하고 있다. 현재는 자트로파를 중심으로 한 대체에너지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점차 관광이나 지식기반 컨설팅, 건설, 임대사업으로도 확장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가 조심스럽게, 하지만 힘을 주어 설명을 이어간다.

“캄보디아에서 이 같은 사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고급 노하우를 지닌 인력의 채용이 필수적입니다. 원대한 야망을 품고 있는 젊은 연구원도, 현장 경험 풍부한 퇴직자도 모두 환영입니다. ‘그린에너텍 그룹’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각자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투자하고, 그 분야를 책임지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죠. 이 사업이 잘 된다면 캄보디아는 우리의 축적된 노하우를 전수받고, 우리는 캄보디아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넓힐 수 있는 윈-윈 사업이 될 것입니다.”

물론 아직 사업이 시작 단계에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고 실패할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 있게 말한다.

“실패냐 성공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성공하면 좋겠지만 만에 하나 실패하더라도 다음에 캄보디아에서 이와 같은 사업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밑바탕이 되어 줄 것입니다. 더욱이 우리의 노하우를 캄보디아와 같은 가능성이 많은 나라에 전해준다는 점에 사명감이 큽니다.”

그는 무엇보다 사업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다고 말한다. “자트로파 원유는 생산가격이 일반 경유의 1/3입니다. 그러니 5년 후를 생각한다면 그 수익성은 상당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환경과 미래를 생각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자부심이 큽니다.”

“앞으로 5년 뒤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라는 김 대표는 “남은 인생을 걸고 도전한 사업인 만큼 금융계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성공 신화를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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