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자기자본투자,지금이 기회 "발로 뛰어라"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09.01.09 12:30

[한국형IB 성공의 길] (2) 규모보다 실리추구 우선

자통법이 시행되면 금융투자회사의 각종 규제가 완화되면 자체 자금을 주식·채권·부동산·상품 등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PI(자기자본투자) 기회가 더 많아진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IB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만 전문가들은 이 위기가 1990년 이후 스스로 위험을 안고 각종 자산에 투자하는 자기자본투자(PI)가 부실화돼 '헤지펀드형' IB가 실패한 것이라며 지금은 PI를 더 활발히 전개할 기회라고 주장한다.

손승균 굿모닝신한증권 IB1부 이사는 "상승장에서는 상승장대로, 꺾인장에서는 꺾인장대로 돈 벌 데가 따로 있는데, 시장이 불확실하다고 투자를 안하면 비즈니스 영역을 어떻게 넓히겠냐"고 말했다.

글로벌IB들이 80년대말 동유럽 개방시 금융위기, 90년대말 아시아 외환위기 등을 시장진입 기회로 삼아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급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금융위기가 다시 없는 기회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해 금융위기 풍랑에 PI 분야에서 잠시 몸을 낮출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각 사별로 ‘한국형IB’, ‘뉴IB’ 등을 내세우며 다시 뛸 태세다.

한 증권사 IB본부의 PI팀은 새해 첫날 게시판에 '발품 일지'를 내걸었다. 기업이든 정부 부처든 투자 수요가 있는 곳을 하루에 최소 3~4군데 돌고 이를 일일이 기록하라는 얘기다. 영업사원처럼 발로 뛰는 'I-Banker'(투자은행 사람)가 되지 않고서는 새로운 금융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손 이사는 "올해는 PI부분이 안정성에 초점을 두면서 주식이나 부동산 보다는 채권형 상품 투자가 많아질 것"이라며 "특히 실물경기가 본격적으로 악화돼 구조조정이 활발해지면 인수금융 등 M&A 쪽에 기회가 많아 어느 때보다 정보 수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생증권사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너나없이 IB를 내걸고 있는 상황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다. 나눠먹을 '파이'가 그 만큼 되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산업·지역·상품별 전문화와 차별화에 성공한 IB들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대형 글로벌IB들이 휘청할 때 전문 경쟁력을 가진 중소형IB들은 표정관리를 해야했다. 미국의 제퍼리(Jefferies)는 에너지·항공·방위산업에, 토마스 웨이즐(Thomas Weisel)은 IT와 의료산업에, KBW는 금융산업에 있어서 만큼은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사들이 부럽지 않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산업군이 다양화되기 때문에 산업별 전문화 기회는 더 많아진다.

국내 증권사들이 주력하고 있는 지역별 전문화도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눈여겨 볼 대목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라오스,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 한화증권은 카자흐스탄에 대해 차별화된 전문성을 갖고 해외자원 개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정 국가에 전문성을 갖게 되면 해당 국가와 한국기업 간 발생하는 금융 서비스를 독점하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어 파급효과도 크다.

한 증권사 IB담당 임원은 "매우 높은 비용을 치러야 하는 PI는 실행에 앞서 정교한 리스크 관리 능력이 필수"라며 "자신있는 핵심 분야에서 성과를 쌓고 맨파워를 키우면 다른 사업부문 수익 기회가 생겨 자연스럽게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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