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회장 "SK불사(不死) 생각버려라"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 2009.01.08 11:39
최태원 회장은 SK 임직원들에게 "(지금의) 현실을 직시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SK도) 미래의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8일 SK그룹 전계열사에 방영된 사내 방송 프로그램 '2009년 구성원과의 대화'를 통해 '대마불사 신화, 더이상 없다'란 주제로 프리젠테이션을 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방송은 지난 6일 서린동 사옥 3층 강당 수펙스홀에서 SK에너지ㆍSK텔레콤ㆍSK네트웍스 등 계열사 임직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촬영됐다.

최 회장과 임직원간의 대화 프로그램은 SK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한 직후인 2007년 7월 처음 제작된 후 매년 초 제작 돼 사내방송을 통해 방영된다.

이번 대화에서 최 회장은 최근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해 '대마불사' 'SK불사' '생존' '위험' 등 자극적인 단어들을 써가며 현 상황을 인식하고 생존을 위해 발빠르게 대응해 나갈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최 회장은 “지금을 위기나 불황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위기가 아니라 생존 조차 담보하기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더 이상 위기라는 말은 쓰지 않을 것이며, 중요한 것은 이 같은 현실에서 생존하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최 회장은 특히 “지금의 현실은 미국의 대표적인 금융회사나 자동차회사가 어려움에 처해있거나 아예 문을 닫아버리는 것처럼 예측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대마불사(大馬不死) 신화는 더 이상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10년 전 IMF 직후에 있었던 국내 30대 기업 가운데 절반인 15개 기업이 지금은 사라졌다”면서 “앞으로 10년 뒤에는 어떤 기업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SK는 최근의 현실에 안정적이다’는 외부의 평가를 근거로 우리는 괜찮을 것이라고 보는 직원들도 있고, 우리는 이보다 더한 상황도 이겨냈기 때문에 이 정도는 문제가 없다고 믿는 직원들도 있다”며 “하지만 우리도 현실을 직시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미래의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우리가 처한 늪이나 정글에서 빠져나올 전략과 방법, 자세 등을 갖춰 신속하게 탈출하는 것이며, 현실에 대비하지 못해 탈출하지 못한다면 SK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직원과의 대화 방송은 이번이 세번째지만 최 회장은 프리젠테이션 자료 제작을 일일이 챙길 정도로 다른 때보다 더 이번 방송에 정성을 기울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 회장은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법을 임직원들에게 쉽게 소개하기 위해 베스트셀러 책인 '인듀어런스'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투모로우'를 손수 선정할 정도로 신경을 쏟았다고 한다.

‘인듀어런스’는 1914년 남극탐험 도중 조난돼 634일 동안 갇혀있다가 27명의 대원 전원과 함께 귀환한 탐험가 새클턴 경의 리더십을 다룬 베스트셀러이고, ‘투모로우’는 기상이변을 예고했던 기상학자가 급격한 빙하기를 맞은 지구에서 자신의 아들을 구하는 내용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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