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저축 열풍, 경기회복엔 毒?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09.01.07 11:28

개인저축율 3~5%로 반등… 경기 회복엔 외려 걸림돌

경기 침체가 깊어지면서 미국 가정에 새로운 절약 바람이 불고 있지만 경기 회복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의 많은 가정들은 금융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신용카드 한도를 줄이는 한편 은행에 새로운 계좌를 개설하고 있다. 또 저가형 할인제품이나 공동 구매를 통해 생활비를 절약하고, 신차 구입은 최대한 뒤로 미루고 있다.

얼핏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몇십년간 경기 호황을 타고 흥청망청 돈을 써온 소비자들이 미국 경제가 달러 즉, 소비를 가장 필요로 하는 시점에 저축하고, 절약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절약은 국가나 개인을 위해 좋은 것으로 인식된다. 저축은 자본을 축적해 국가 생활수준 향상을 위한 금융투자에 활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 침체시 저축이 늘고 소비가 줄면 침체는 한층 깊어진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를 '절약의 역설'(paradox of thrift)이라 부른다.

미국의 가계 부채는 1952년부터 꾸준히 늘어나다가 2008년 3분기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같은 시기에 소비자들의 지출 성장률도 17년만에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정부가 수입과 지출의 차를 비교해 본 바에 따르면 이는 개인 저축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인들은 버는 것 이상으로 소비해왔고, 개인 저축률은 '제로'가까이 떨어졌었다.

하지만 2009년 현재 개인 저축률은 3~5% 이상으로 반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차대전 이후 가장 가파른 반등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2009년에 개인 저축률이 6~1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저축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소비는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4분기에 국내총생산(GDP)가 최소 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엘리자베스 워런 하버드대 법학과 교수는 "이런 침체하에서 미국 가정의 소비가 빠른 속도로 개선되길 바라는 것은 '판타지'일 뿐"이라며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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